"불편한 분들께 증명하겠다" 반짝 빛난 '황태자' 황인범

7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경기에서 황인범이 슈팅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황인범(25, 루빈 카잔)은 벤투호의 황태자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K리그2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뛰고 있던 유망주였다. 이후 승승장구했다. 벤투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미국 MLS를 거쳐 러시아 루빈 카잔에 입단했다. A매치 성적은 26경기 3골.

하지만 벤투호의 황태자라는 애칭이 마냥 좋지는 않았다. 경기력이 좋지 않을 경우 황인범을 괴롭히는 꼬리표와 같았다.

황인범은 지난 6일 시리아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좋은 의미일 수도 있고, 안 좋은 의미일 수도 있다"면서 "불편한 분들에게는 경기에서 증명하는 길밖에 없다. 왜 선택받는지에 대해 한 분이라도 더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7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와 A조 3차전.

황인범은 실력으로 벤투호의 황태자 타이틀을 증명했다. 후반 3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벤투호는 후반 막판 실점했지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결승골로 시리아를 2대1로 격파했다. 이로써 2승1무 승점 7점을 기록했다.

황인범은 정우영(알 사드)과 함께 중원을 책임졌다.

경기는 뻑뻑했다. 잠그기로 나선 시리아 골문을 쉽게 열지 못했다. 황인범은 전반 24분 왼발 중거리 슛이 살짝 벗어났다. 이어 전반 42분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배달했지만, 황의조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놓쳤다.

하지만 후반 3분 벤투호를 구한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 중거리포로 시리아 골문을 열었다.

2019년 12월 동아시안컵 일본전 이후 1년 10개월 만에 터진 A매치 4호 골.

이후 계속해서 시리아 수비진을 괴롭혔다. 유럽파들의 몸이 다소 무거웠지만, 황인범은 차근차근 경기를 풀었다. 후반 26분 왼발 중거리 슛이 다시 골문을 외면했고, 후반 31분에는 손흥민에게 정확한 패스를 찔러주기도 했다. 다만 손흥민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공격포인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벤투호는 황인범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다. 후반 39분 실점했다. 황인범도 후반 41분 조규성(김천 상무)과 교체됐다. 하지만 손흥민이 후반 44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황인범의 선제골을 반짝 빛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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