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반드시 통일" vs 차이잉원 "대만 미래는 대만이 결정"

인민일보·자유시보 캡처
신해혁명 110주년 기념식이 중국 베이징과 대만 타이베이에서 하루 차이로 열렸다. 중국과 대만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이전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중국이 자신들의 국경절인 지난 1일부터 연속 4일간 149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여보내 무력시위를 벌인 사건이 보여주듯이 양안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중국과 대만의 정상이 보내는 메시지에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조국통일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반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하루 뒤인 10일 총통부 앞 광장에서 진행된 국경절 기념식에서 대만의 미래는 대만인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주권수호와 국토수호를 다짐했다.
 
시 주석은 '대만독립' 분열은 조국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이자 민족부흥에 엄중한 위험"이라며 "조상을 잊은 자, 조국을 배반하는 자, 조국을 분단하는 자들은 끝이 좋지 않고 반드시 인민에게 멸시를 받고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대만 차이잉원 정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인민일보 캡처

또 "대만 문제는 완전히 중국 내정으로 어떤 외부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고 그 누구도 중국 인민이 국가 주권과 영토보전을 수호하려는 결심과 의지,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하려는 미국 등을 겨냥한 것이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완전한 조국 통일의 역사 임무는 반드시 실현해야 하며 틀림없이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런 발언이 나올 때마다 인민대회당에서는 큰 박수가 쏟아졌다.
 
시 주석은 20019년 1월에 대만 동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통일을 위해 필요하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해 대만인들의 반발과 싸늘한 세계 여론에 직면해야 했다. 이 때문인지 이번에는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단지 평화적인 방식의 조국 통일은 대만을 포함한 중화민족 전체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며 평화통일, 일국양제의 기본 방침과 하나의 중국 원칙, 92공식을 견지하면서 양안 관계의 평화 발전을 추진할 것이라고만 했다.
 
자유시보 캡처
대만의 국경절 기념식은 엄숙하고 다소 위압적인 분위기의 베이징에서 열린 신해혁명 기념식과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차이 총통은 민주 방어선의 최전선에 있는 대만이 전대미문의 복잡하고 엄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점점 거세지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렇지만 "양안관계 현상유지가 우리의 입장"이며 "현상의 변화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중국이 위협하면 맞서 싸우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양안 사이의 이견은 동등한 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며 양안관계 완화를 위해 무모하게 나서지 않을 것이며 주권과 관련해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 주석을 겨냥한 듯 "대만인들이 압력에 굴복할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중국이 설정한 경로에는 대만의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생활방식이 들어있지 않고, 2천300만 명의 주권도 들어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차이 총통은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 준수 △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종속되지 않는다 △주권침범 및 합병을 용납하지 않는다 △대만의 앞날은 반드시 전 대만인 전체의 의지에 따라야 한다 등의 '4개 견지'를 약속하자고 여야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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