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발표된 3차 일반당원·국민선거인단 투표(3차 슈퍼위크)에서 28.30%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으면서 50.29%로 겨우 과반을 넘겼기 때문이다.
30만명이었던 선거인단의 규모가 64만명인 1차나 49만명인 2차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면 자칫 과반 확보마저 실패할 수 있었다.
이 지사는 이낙연 전 대표의 고향인 광주·전남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과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 선두를 달려왔다.
수도권인 인천과 경기에 이어 서울에서도 51%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해 본선 직행까지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나왔는데, 뜻밖의 복병을 만난 셈이다.
때문에 이재명 캠프 또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이 지사 본인도 "저희도 사실 예측을 못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여권 내에서는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 이른바 '화천대유' 사태가 불거지고 심화된 시기가 3차 선거인단 일정과 맞물린 점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장기표 김해을 당협위원장이 처음으로 이 지사를 향해 대장동 의혹을 제기한 것은 지난 9월 12일이었는데, 민주당 3차 선거인단 모집 시기가 마침 9월 1~14일이었다.
3차 선거인단의 온라인 투표가 진행된 10월 6~7일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 직후이자, 화천대유 50억 클럽 관련 뉴스가 보도된 시점이었다.
특히 다른 어떤 지역 경선이나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나타나지 않은 다소 충격적인 결과 탓에 이재명 캠프 내에서는 야권의 조직적인 역선택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이 지사 측 인사는 "갑자기 선두와 2위 주자의 성적이 뒤바뀐 것도 모자라 2배 차이로 이겼다는 것은 단순히 유권자들의 심리가 바뀐 것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조직적인 개입이 이뤄지지 않는 한 나오기 힘든 수치"라고 말했다.
다만 이 지사는 "마음을 놓지 말고 겸허하게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회초리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확대해석 자제에 나섰다.
이미 대선 주자가 된 상황에서 당내 지지층과의 불필요한 마찰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