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BS, 짜릿한 S' 삼성-LG 2위 전쟁, 뒷문에 달렸다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삼성 오승환이 2 대 1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김도환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트시즌을 향해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프로야구. 무엇보다 팀 마무리 투수가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가을야구의 판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경기는 마무리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했다. 4경기 중 3경기가 3점 차 이내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는데 마무리 투수에 희비가 엇갈렸다. 모두 상위권 팀이 관여된 경기여서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2위가 바뀌는 결과가 발생했다. 11일까지 2위였던 LG는 12일 아쉬운 무승부로 순위가 내려갔고, 삼성은 1점 차 승리를 거두며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마무리의 활약에 승부가 결정됐다. 삼성은 KIA와 광주 원정에서 오승환의 9회 1이닝 무실점 터프 세이브 활약에 2 대 1 승리를 거뒀다. 반면 LG는 SSG와 인천 원정에서 9회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고우석의 블론 세이브 속에 4 대 4로 비겼다.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3위였던 삼성은 LG를 밀어내고 0.5경기 차 2위가 됐다.

오승환은 올 시즌 39세이브(2패)로 구원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나이로 불혹으로 전성기는 지났지만 여전히 묵직한 돌직구에 일본, 미국 무대를 거친 연륜까지 더해졌다. 2위 롯데 김원중(31세이브)과 넉넉한 차이로 타이틀이 유력하다. 수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은 있으나 일단 블론 세이브도 1개에 불과하다.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 연합뉴스

'리틀 오승환'으로 불리는 고우석도 올 시즌 28세이브(1승 3패)로 구원 4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블론 세이브는 12일 경기까지 6개째가 됐다. 7개인 원종현(NC), 김태훈(SSG)에 이어 김강률(두산)과 공동 3위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 중후반까지 나오지만 몰리는 경우가 적잖다.

무엇보다 박빙의 순간에서 차이가 난다. 올 시즌 고우석은 동점 혹은 1점 차에서 거둔 터프 세이브가 한번도 없었다. 반면 오승환은 3번의 터프 세이브가 있다. KIA 정해영(5개)에 이어 kt 김재윤과 공동 2위다. 2019년 35세이브를 거뒀던 고우석이 우승팀은 물론 최고의 마무리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이유다.

두산도 일단 12일 잠실 홈에서 마무리 김강률의 세이브 속에 1위 kt를 4 대 1로 눌렀다. 김강률도 블론 세이브가 많지만 그래도 kt의 막판 공세를 막아내 팀의 4위를 지켜냈다. kt는 이날 패배로 2위 삼성과 승차가 2.5경기로 좁혀졌다.

올 시즌은 후반기를 연장전 없이 치르고 있다. 도쿄올림픽 휴식기와 코로나19에 따른 리그 중단, 잦은 우천 취소까지 빠듯한 일정에 시즌 완주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연장이 없다 보니 무승부가 늘어났고, 그만큼 경기 막판 불펜진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만큼 마무리가 얼마나 강하게 버텨주느냐가 중요하다. 승리와 패배, 무승부의 차이는 승률, 순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과연 어느 팀의 뒷문이 굳건하게 닫혀 순위 싸움에서 웃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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