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안전자산?…투자상식 바꾼 비트코인 상승 랠리

5개월만에 7100만 원 돌파하며 상승세 올라타
13일 한때 하락해 거래…투자자들 차익실현 때문인듯
中 규제 등으로 하락했던 가상화폐…미국의 유화적 입장 예고되자 투자심리 살아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코인으로 눈 돌렸다는 분석도

연합뉴스
가상화폐 상승세가 다시 시작됐다. 올해 초부터 등락을 거듭하던 가상화폐 가격은 9월 저점 대비 30% 이상 올랐고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점을 찍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가상화폐 시장만큼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코인마켓캡 등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은 10월 들어서만 30% 이상 올랐다. 원화 기준으로는 전일 약 5개월만에 7100만 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 다만 이날 거래사이트 업비트에서는 전일 대비 3%대까지 하락해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급상승 속에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세계적인 규제 강화 흐름 속에 코인 거래소가 대거 문을 닫았다. 특히 중국 정부의 채굴 금지 등 강한 규제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9월 초 6100만 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중국의 규제 강화 이후 4000만 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에 대한 미국 내 우호 발언들을 동력삼아 상승세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중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 미국의 유화적인 입장이 예고되자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시세현황. 연합뉴스
지난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한 중국의 전례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그 중 하나다. 당초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었던 SEC가 가상자산의 시장 안착에 힘쓰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의회에 출석해 "중국처럼 강력하게 암호화폐를 규제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신생 상장지수펀드, ETF 발행업체인 볼트 에쿼티의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면서 제도권 편입이 가시화됐다는 것 역시 가상화폐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글로벌 증시가 주춤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코인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불안한 증시에서 빠져나온 돈이 가상화폐 시장에 유입됐다는 것이다. 또 원자재 가격 급등에 기업들의 공급난이 가중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관들이 금 대신 새로운 헤지 수단인 비트코인으로 눈을 돌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투자연구기관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마이너스로 떨어지기 일보 직전"이라면서, 투자자들이 금보다 비트코인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시장조사업체 B2C2 설립자인 맥스 부넨도 "인플레 공포가 향후 연준의 금리정책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며 "주식에는 부담이 되지만 공급이 고정된 비트코인은 오르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등 가상화폐 제도권화 움직임도 일단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금법 시행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정리됐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경계심이 상당 부분 누그러졌다"면서 "메타버스 속에서의 가상화폐 거래나 디지털 예술품 거래 등 실사례들을 접하면서 코인의 대외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약화하고,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단기적인 등락이 나타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란 기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의 흐름 상 평균 40일마다 큰 폭의 조정이 있어왔다. 추가적인 흐름을 읽으며 투자에 신중할 필요는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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