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명예훼손' 전두환 항소심서도 국과수 탄흔 감정 반박

전두환씨. 연합뉴스

전두환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항소심에서 헬기 사격 가능성을 최초로 제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대해 전씨 측이 1심에 이어 또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가 다음 기일에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혀 전씨의 항소심 선고는 올해 안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방법원 형사 1부(재판장 김재근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의 항소심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전씨가 재판부로부터 불출석 허가를 받아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열린 이날 재판에서는 전씨 측의 요청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광주 전일빌딩 탄흔 분석 결과에 대한 증거조사가 이뤄졌다.
 
전씨 측 변호인은 헬기 사격 가능성을 제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대해 또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전씨 측 변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결과는 과학적 조사가 아니라 현장조사에 불과하다"면서 "전일빌딩 10층 실내에서 발견된 탄흔 가운데 10여개는 위치 상 절대 창문을 통해서 들어와 생성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이에 반해 검찰은 "원심에서도 충분히 다뤄진 내용"이라며 "모든 탄흔이 단일한 원인에 의해 이뤄졌을 것으로 가정한 적도 없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단정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일빌딩은 1980년 당시 옛 전남도청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지난 2016년 리모델링을 앞두고 10층 안팎에서 다수의 탄흔이 발견됐다.

국과수는 광주시의 의뢰를 받고 탄흔의 발사각도 등을 토대로 헬기 사격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1심 재판부는 국과수 감정 결과와 목격자들의 진술, 군 관련 문서 등을 토대로 1980년 5월 27일 전일빌딩 헬기 사격을 인정한 바 있다. 다만 탄흔 모두가 헬기 사격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이날 재판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오는 11월 29일 추가 증거조사를 마친 뒤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혀, 올해 안에 항소심 선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두환 씨는 지난 2017년 펴낸 회고록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인 헬기사격이 존재했다고 판단하고 전 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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