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서 예능보고 기분 풀어" 웨스트브룩의 우울했던 개막전

러셀 웨스트브룩. NBA미디어센트럴 제공


21득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23.8%.

트리플더블의 달인 러셀 웨스트브룩(LA 레이커스)의 기록이 아니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시즌 개막전에서 남긴 성적표다.

2021-2022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가 개막한 20일(한국시간)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개막전에서 양팀 포인트가드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이자 슈터로 평가받는 커리는 경기 내내 야투 부진에 시달렸다. 슛 감각이 좋지 않았고 상대의 집중 수비를 쉽게 뚫지 못했다.

하지만 커리는 3쿼터 들어 자신에게 집중되는 수비를 역이용해 동료들에게 공간과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에 주력했다.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했다. 그 결과 개인 통산 8번째 트리플더블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반면, NBA 통산 트리플더블 1위(184회)로 레이커스 이적 데뷔전을 치른 올스타 가드 웨스트브룩은 끝까지 침묵했다.

웨스트브룩은 35분 동안 출전해 8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야투성공률 30.8%에 그쳤다.

웨스트브룩은 지난 5시즌 동안 네 차례나 '트리플더블 시즌'을 달성한 선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르브론 제임스, 앤서니 데이비스 등 슈퍼스타들을 보유한 레이커스에 합류해 많은 기대를 모았다.

웨스트브룩은 손에 공을 들고 있을 때 빛나는 선수다. 스스로 득점을 만들 수 있고 동료에게 어시스트해주는 능력도 좋다.

지난 시즌 뛰었던 워싱턴 위저즈의 총 어시스트 중 웨스트브룩의 점유율은 무려 47.7%로 압도적인 리그 1위였다.

그래서 '공존'에 대한 우려가 적잖았다. 제임스와 백업 가드 라존 론도 역시 공을 들고 있을 때 가치가 더욱 빛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웨스트브룩은 경기 내내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했다. 특유의 장점이 전혀 발휘되지 않았다.

레이커스의 프랭크 보겔 감독은 다양한 라인업을 시도하며 변화를 모색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기는 골든스테이트의 121대114 승리로 끝났다.

제임스는 34득점 11리바운드를, 데이비스는 33득점 11리바운드를 각각 올리며 분전했지만 골든스테이트의 팀 농구를 당해내지 못했다.

골든스테이트는 무려 30개의 팀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커리 외에도 조던 풀(20득점), 네만야 비엘리차(15득점 11리바운드) 등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눈에 띄었다.

반면, 스타 군단을 구성해 우승후보 중 한 팀으로 평가받는 레이커스는 웨스트브룩의 활용과 적응이라는 큰 숙제를 떠안았다.

보겔 감독은 경기 후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웨스트브룩은 (새로 가세한) 다른 어떤 선수들 중에서도 적응할 시간이 가장 많이 필요한 선수"라고 말했다.

제임스는 웨스트브룩의 침묵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간이 약이라는 것이다.

제임스는 "(경기 후) 웨스트브룩에게 빨리 귀가해서 예능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라고 말했다"며 그가 부진에 대한 생각을 떨쳐내고 다시 자신감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역시 "웨스트브룩이 보다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면 좋겠다"며 신뢰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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