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친박' 홍문종 영입으로 세 불리는 홍준표, 反윤석열 전선 확대

친박신당 홍문종 대표. 박종민 기자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후보가 20일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실세였던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를 선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반(反)윤석열'을 동력으로 한 홍 후보 캠프 세(勢) 불리기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홍 대표는 오는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후보 홍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다. 캠프에선 선임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홍 후보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친박의 상징인 홍문종 대표가 우리 캠프에 합류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모든 계파를 뛰어넘는 용광로 캠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도 통화에서 "여야에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나중에 범법자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깨끗한 홍 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더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윤 후보가 45년을 구형한 것은 과잉 수사였다"며 "문재인 정권 편을 들고 그 대가로 승승장구한 윤 후보가 보수정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15대 총선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홍 대표는 국민의힘 전신 보수정당에서 4선을 기록하며 친박 실세로 활동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에도 친박 행보를 이어오던 중 2019년 6월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보수 진영 내 존재하는 윤 후보에 대한 반감을, 홍 후보에 대한 지지로 돌리는 것이 홍 대표의 역할이다. 홍 후보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권에서 승승장구하며 우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던 윤 후보에 대한 반감을 조직화해 자신에게 가져올 필요가 있다.
 
이런 시도는 TV토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토론에서 홍 부보는 윤 후보에게 "전직 대통령 두 분을 수사했는데 박 전 대통령의 경우엔 18개 혐의, 이 전 대통령의 경우엔 16개 혐의다. 저절로 드러난 것이냐, 이 잡듯이 수사해서 드러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수사를 하면 압수수색하고, 다른 사람 범죄 수사하면 사건이 고구마 줄기처럼 나오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지난달 16일 토론에서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수사를 하면서 1천여 명을 수사하고 200여 명을 구속했다"며 "그 공로로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하면서 보수진영 궤멸에 앞장섰다"고 윤 후보를 공격했었다. 홍 후보가 당시 토론회에 이어 홍문종 대표 영입을 통해 발신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하고 보수진영을 궤멸시킨 윤석열 후보' 그리고 '보수를 지킨 홍준표 후보'인 셈이다.
 
홍 후보의 세불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윤 후보는 연이은 실언으로 확장성에 의문을 키우고 있다. 윤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캠프 내부는 물론 당 안팎의 지적에도 사과와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중도와 호남 표심을 포함한 윤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호남권 한 당협위원장은 "분열을 겪고 있는 민주당 내부 이낙연 지지 표심이 우리당 쪽으로 오는 분위기였는데 윤 후보 발언 때문에 날아갔다"고 말했다. 당내 관계자는 "적폐수사로 당을 쑥대밭으로 만든 윤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지만 본선 경쟁력 때문에 그동안 꾹 참고 지지를 해온 것"이라며 "중도층 표를 더 이상 끌어올 수 없다면 굳이 윤 후보를 지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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