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캠프는 22일 "('개·사과' 사진은)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라며 "논란을 일으킨 점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현재 관련 SNS 게시물은 모두 삭제된 상태이며, 그간 올라왔던 사진도 모두 없어졌다.
앞서 이날 새벽 윤 전 총장의 SNS에는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 올라왔다.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망언을 사과한 직후 올라온 게시물이라 '사과 조롱' 논란이 일었다. 자신의 전두환 발언에 대해 등 떠밀리듯 사과한 윤 전 총장이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으로 조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비등했다.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인가?", 그리고 이준석 당대표도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비판이 커지자, 윤석열 캠프가 이번에는 빠른 속도로 잘못을 인정한 셈이다. 윤석열 캠프는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먼저 실무진이 윤 전 총장과 윤 전 총장 부친의 '인도 사과' 추억을 글로 올렸고, 이후 윤 전 총장에겐 자식과 같은 반려견 관련 글로 이어진 것"이라며 "토리(윤 전 총장 반려견)는 유기견이고 사고로 몸도 아파 윤 전 총장이 자식처럼 여기는데, 그런 마음을 가진 분이 그렇게 쓸리가 없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치명적 실수가 후보의 높은 지지율 덕분에 매머드급 캠프를 갖춘 캠프에서 일어졌다는 점이다.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SNS 관리조차 제대로 안되는 것을 두고 애초 논란의 발단이 됐던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 다시 소환됐다. 그는 해당 발언의 진의가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었다. 한마디로 전두환식 '시스템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였는데, 이번 사과 사진 파문을 '실무자 책임'으로 설명하면서 조직 관리조차 제대로 못한다는 것만 드러냈다.
이와 함께 관심을 끄는 것은 해당 실무자가 누구인지 여부다. 여의도 안팎에서는 문제의 SNS 관리를 부인 김건희씨가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과연 큰 실수를 한 실무자에게 책임을 제대로 물을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벌써 관련 사진에 찍힌 윤 전 총장의 반려견의 동공을 확대해, 사진이 찍힌 장소와 사진을 찍은 사람이 누군지 추측을 하며 이슈를 키우고 있다.
그동안 해당 SNS에 윤 전 총장의 편한 모습이나 어린시절 모습, 반려견 사진 등이 콘텐츠로 게시됐던 것 때문에 "부인 김씨가 실제 관리하는 게 맞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제 3지대에서 대선행보를 걷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윤 전 총장을 비판하면서 "그런데 장롱속 앨범에 있을 60년전 돌잡이 사진은 누가 찾았고, 아크로비스타에서 키우는 개사과 사진은 누가 찍었을까?"라고 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