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찾은 이재명 "盧 열어주신 길 따라 끝까지 가겠다"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두환 기념비석'을 밟고 있다. 김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2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대선 후보 선출 후 경기도지사 신분으로 국정감사 준비에 나선 탓에 이날 사실상 첫 공식행보에 나선 이 후보는 앞선 오전 광주 5·18묘역 참배와 함께 봉하를 찾아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 "대통령님께서 열어주신 길을 따라 지금 여기까지 왔다. 그 길을 따라 끝까지 가겠다"고 적으며 계승 의지를 밝혔다.
 
이재명 후보 방명록. 연합뉴스
그는 "노 전 대통령께서 사법연수원 강연으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갈 수 있게 만들어주셨다"며 "매년 빠지지 않고 인사 오는데, 그때마다 권 여사께서는 '남편을 많이 닮았다,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씀하셨다"고 노 전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봉하행에 동행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권 여사께서 대통령 선거일인 내년 3월 9일에 확실하게 이재명 한 표 찍겠다고 하셨다"며 "저희들은 수백만 표를 확보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당내 친노·친문 표심을 얻기 위해 봉하를 향했다면, 앞선 이날 방문한 광주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민심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이 많다"고 전두환씨를 높이 평가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난 19일 발언이 있은 후여서 전략적인 의미도 크게 가미됐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묘역에 설치된 전두환 묘비를 발로 밟으며 "윤 후보는 여기 왔어도 존경하는 분이니 비석을 못 밟았겠다"고 꼬집는 한편 "민중들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혜택만 누리던 사람이라서 전두환이라는 그 이름이 주는 엄혹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하기도 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연루됐다는 야권의 공세와 관련해서는 "일부의 왜곡이나 조작, 선동이 있기는 하나 안개는 걷히고 실상은 드러나는 법"이라며 "국민들께서 제대로 판단하실 것"이라고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회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상황이라 최선을 다해 힘을 합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 후보 측은 이 후보가 현직인 경기지사직에서 오는 25일까지 지사로서의 소임을 다한 후 사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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