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과' 파문 확산…홍준표‧유승민 공세, 윤석열 '몸집 불리기'로 맞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선대위원장 및 공존과혁신위원장 영입 기자회견을 갖고는 모습.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옹호성 발언 후 '개 사과 사진'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섰지만 좀처럼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은 윤 전 총장의 해명이 석연찮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지만, 윤 전 총장은 즉답을 피한 채 캠프 몸집 불리기로 맞대응하는 분위기다.
 

식지 않는 '개 사과' 사진 논란…촬영 장소 및 게재 경위 도마 올라

'개 사과 사진' 논란은 지난 22일 TV토론에서 윤 전 총장의 직접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주요 쟁점은 윤 전 총장이 기르는 유기견에게 사과를 건네는 사진을 촬영한 시간 및 장소, SNS에 해당 사진이 게재된 경위 등이다. 윤 전 총장은 사진을 촬영한 장소는 '집 근처 사무실'이라고 말했다. 촬영 당시 자신은 현장에 없었지만, 부인 김건희씨가 사진을 찍은 직원과 함께 현장에 동석했음을 인정한 상태다. SNS 게재는 윤 전 총장의 사전 승인 하에 SNS를 관리하는 캠프 직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경쟁후보들 측에서 여전히 윤 전 총장의 해명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유승민 캠프 측 권성주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윤 전 총장은 끝내 '사과는 개나 주라' 사진의 촬영 장소를 밝히지 않았다"며 "사진 속 바닥과 윤 전 총장 자택 바닥이 다르다는 설명인데 이미 윤 전 총장이 출연한 한 예능방송에서 집이 상세히 소개돼 반려견이 앉아 있는 위치의 바닥만 마룻바닥과 소재가 다르고 조롱 사진 속 바닥과 매우 유사함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토론 당시에 사진 촬영 장소를 "집 근처 사무실"이라고만 밝힌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자택인 서초 아크로비스타 지하 상가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코바나컨텐츠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회사다. 윤 전 총장 측은 전날 자택 사진 일부를 공개하면서 "사진 속 바닥 소재를 근거로 촬영장소가 윤 전 총장 집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윤 전 총장 집 바닥은 나무마루로 돼 있어 사진 속 바닥 소재와 다르다"고 했다. 다만 사무실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진을 촬영한 곳이 부인의 사무실인지 여부에 대해 "집이든 어떤 사무실이든 그게 뭐가 중요하겠냐"라고 말끝을 흐렸다.
 
윤석열 SNS 캡처
SNS에 '개 사과' 사진을 게재한 경위도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당초 지난 22일 윤 전 총장 캠프는 별도 입장문에서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고 해명했다. 불과 몇 시간 뒤 윤 전 총장은 TV토론에서 "제가 승인했으니 관련된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맞다"고 했다. 지난 19일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이 터지기 전에 유년기 '사과'에 얽힌 스토리를 SNS에 게재하는 것을 사전 승인했다는 설명으로, 총체적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입장은 '실무자의 실수'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당내 한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 말대로 사전에 승인을 한 상황이라면 실무자가 실수를 한 건 아니지 않냐"며 "실수는 올리면 안 되는 사진을 올리거나, 지시 없이 자의적으로 올렸을 때 해당되는 것이지 사전에 이미 승인된 걸 올릴 때 그걸 실수라고 말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 소속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정치인싸' 방송에서 "사진의 게재 시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며 "사전에 승인했지만 타이밍이 안 맞았단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단순히 '개 사과' 사진을 게재했다는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앞서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 후 이틀 간 사과를 거부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석열 캠프는 지금 '유년기 사과' 시리즈를 말하는데 돌(잔치) 상 사과 사진이나 개 사과 사진 등 모든 게 전두환 옹호 발언이 터진 후에야 SNS에 올리기 시작한 것"이라며 "대중들에겐 전두환 발언 사과를 이틀 간 거부하다가 등 떠밀려 사과한 윤 전 총장 측이 분을 삭이지 못하고 뒤에서 그런 사진을 올린 걸로 보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몸집 불리는 尹 캠프, 김태호·박진‧심재철‧유정복‧신상진 합류…김종인도 우회 지원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선대위원장 및 공존과혁신위원장 영입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윤 전 총장 측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대거 영입하며 '몸집 불리기'로 맞대응에 나섰다. 당원 표심이 50%나 반영되는 최종 경선을 앞두고 발생한 돌발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김태호·박진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대선 캠프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신상진 전 의원은 캠프 공정과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연일 윤 전 총장 측과 함께 세(勢) 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홍 의원은 즉각 견제구를 날렸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정치를 하자고 주장하시던 분이 20년 전 구태정치를 반복하려하고 공천을 미끼로 그렇게 사람을 끌어모으고 있다"며"그 분들이 무슨 역할을 하겠나. 지금은 당원과 국민의 시대"라고 꼬집었다.
 
그동안 우회적으로 윤 전 총장을 지원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등장하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TV토론 직후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은 만찬 회동을 했다. 예정에 없던 만찬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선 '전두환 발언'으로 위기에 처한 윤 전 총장이 김 전 위원장에게 도움을 청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과)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식사를 하거나 사무실에 찾아뵀다"며 "경선을 마치고 나면 좀 도와주실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좀 제가 받았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로운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조력설에 대해 "그건 (윤 전 총장) 본인 느낌이 그런 것"이라면서도 '개 사과' 논란에 대해선 "그런 것 자체는 대통령 선거에서 그렇게 크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사실상 옹호입장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이준석 대표와 오찬 회동에 대해선 "그동안 경선 진행 과정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했다"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출마 등) 그런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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