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억 몸값 아쉽다?' 추신수, 기록에 보이지 않는 베테랑의 품격

SSG 베테랑 외야수 추신수. 연합뉴스

올해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는 SSG 외야수 추신수(39)다. 물론 10억 원을 사회 공헌 활동으로 기부하기로 했지만 27억 원의 연봉은 가장 많은 액수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1652경기 타율 2할7푼5리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의 성적이 말해주듯 관록을 인정한 연봉이다. 추신수는 또 MLB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로 타율 3할-20홈런-20도루(2009년), 아시아 출신 타자 최초 사이클링 히트(2015년), 아시아 출신 타자 최다 홈런(218개)과 최다 타점(782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추신수는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에서 살짝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133경기 타율 2할6푼 20홈런 67타점 80득점 25도루를 기록 중이다.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으나 빅리그 성적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SSG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는 기록에 보이지 않는 기여도가 크다고 말한다. 김 감독은 24일 삼성과 원정에 앞서 추신수에 대해 "현재 성적은 잘 했다고 본다"고 호평을 내렸다.

김 감독은 "워낙 메이저리그에서 슈퍼 스타가 와서 기대치가 크다"면서도 "그런 점을 배제하면 출루율과 20홈런, 도루 등 공격적인 러닝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는 팔꿈치 때문에 많이 못 나갔다"면서도 "하지만 선수들에 미치는 영향으로 팀에 엄청나게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타율은 40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출루율은 8위(4할5리)에 올라 있다. 99개의 볼넷을 골라내 LG 홍창기(105개), 한화 정은원(104개)에 이어 3위를 달린다. 출루율이 타율보다 1할5푼 가까이 높은 이유다.

24일 경기에서도 추신수는 기록 외적인 활약이 빛났다. 추신수는 선발 우익수로 나와 1회말 그림 같은 수비를 펼쳤다. 1사에서 워닝 트랙까지 뻗은 구자욱의 큼직한 타구를 펄쩍 뛰어 잡아냈다. 초반 흐름을 내줄 위기를 차단한 호수비였다.

선취점도 추신수로부터 시작됐다.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수비 시프트를 하던 삼성 유격수 김지찬이 잡아 송구했지만 뒤로 빠졌다. 추신수의 전력 질주가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추신수는 2루까지 내달린 뒤 최정의 내야 안타 때 3루, 박성한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추신수는 이날 안타는 없었다. 그러나 몸을 사리지 않은 수비와 러닝으로 팀에 공헌했다. 더그아웃과 외야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는 등 리더로서 모습도 보였다.

SSG는 상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귀중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SSG 선발이 신인 김건우임을 감안하면 의외의 성과였다. SSG 관계자는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질 가능성이 많은 경기에서 비긴 것만 해도 소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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