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와 '지나친' 사랑?… 가세연까지 출연한 원희룡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본경선에서 선전하는 데 유튜브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원 전 지사는 최근 유튜브를 통한 민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강한 자극과 빠른 피드백에 최적화된 유튜브의 문법에 원 전 지사가 빠르게 적응하면서, 발언 수위와 행동도 함께 과격해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튜브 바람 탄 원희룡… 가세연까지 출연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26일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출연해 "이재명이란 괴물을 찢고 제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 원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친형도 진단 없이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면서 (최근 논란이 된 소시오패스 발언을 두고) 저희 부부한테 뭐라 할 얘기는 아니다"라며 방송 내내 이 후보를 겨냥했다.

점잖은 이미지였던 원 전 지사는 '찢고 제거하겠다'는 등의 과격한 표현과 거리가 멀었다. 무엇보다 당내 소장파로 활동하면서 대표적인 개혁보수 인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4.15 총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등 자극적인 발언과 극단적 내용을 방송하는 대표적 극우 채널에 출연한 게 의아하다는 시선이 강하다.  당장 원희룡 캠프에서도 "후보와 어울리지 않는 채널이긴 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가세연 유튜브 캡처
그럼에도 원 전 지사가 이처럼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앞서 유튜브를 통한 '대장동 1타강사 전략'에서 효능감을 맛봤기 때문이라는 게 캠프의 설명이다. 본경선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유튜브와의 협업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8일 본경선 진출자 4인 발표 당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인물은 원 전 제주지사였다. 4강 진출을 두고서 유승민·윤석열·홍준표 후보는 안정권이란 평가를 받는 상황이었지만, 마지막 한자리를 두고선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각축전이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황교안 후보가 2차 경선 내내 부정선거 프레임을 앞세워 일부 당원들의 표심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던 상황에서, 원 전 지사는 유튜브 채널 '크로커다일 남자훈련소'와의 협업으로 '대장동 1타 강사'란 별명을 얻었다. 대장동 의혹이 커지고 있던 상황에서 원 전 지사가 출연한 대장동 관련 동영상들의 누적 조회수는 수백만 회를 기록했고, 결과적으로 표심 잡기에도 성공했다고 캠프는 보고 있다. 

원 전 지사는 이후로도 이 지사가 출석한 국정감사를 생중계하는 등 유튜브와 대장동 1타 강사 별명을 십분 활용했고, 본경선 토론회에서도 계속해 '이재명 저격수' 이미지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다소 과격해진 元…우려의 목소리도

다만 최근 들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거와 달리 원 전 지사의 발언 수위와 행동이 점차 과격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원 전 지사의 최대 자산이었던 '합리적 보수'라는 수식어도 이때문에 희석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원 전 지사의 아내 강윤형 박사는 지난 20일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후보를 향해 "소시오패스 경향이 있다. 정신과적으로 안티소셜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는 이후 원 후보와 이재명 측 현근택 변호사와의 설전으로 이어져, 지난 23일 라디오에서 고성이 오가고 생방송 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사태까지 됐다.

캠프 관계자는 "오른쪽 성향의 채널에만 나가는 것은 아닌데다 원 전 지사가 매체 성향을 따지고 골라서 나가는 편도 아니다"라며 "또 극단적인 유튜버 성향에 맞춰 가겠다는 것도 전혀 아니다.캠프는 최대한 (방송 요청 등에) 협조적으로 하자는 기조로 일정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