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 살인' 용의자 범행현장 복귀 CCTV 통해 재확인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한 풍력발전 업체 사무실에서 직원들의 음료에 독극물을 탄 혐의를 받는 숨진 피의자 강모씨가 퇴근 후 범행 현장에 다녀갔다는 사실이 CC(폐쇄회로)TV 영상을 통해 재확인됐다. 또 오차가 있었던 사무실 복귀 시간이 새롭게 드러났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강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18일 퇴근 후 건물을 나온 뒤 곧이어 사무실로 복귀해 외투를 가져갔다. 업체 직원 등에 따르면 해당 외투는 회사 점퍼로, 출퇴근 시 입는 유니폼이 아니라 평소 사무실에 두고 다니던 옷으로 파악됐다.

앞서 CBS노컷뉴스의 지난 26일 보도(관련기사 10월 26일자 노컷뉴스 : [단독]'생수병 독극물' 용의자 현장 다시 찾았다…증거물 은폐 의혹)를 통해 강씨가 퇴근한 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평소 놔두고 다니던 외투를 들고 나갔으며, 이 같은 사실이 생수병 바꿔치기 등 증거 은폐 정황이라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경찰 및 회사 건물 밖 CCTV 영상 확인 결과, 강씨는 사건 발생일 오후 5시 40분경 퇴근 후 동료 직원 1명과 건물 밖으로 나와 인사를 나누고 3분쯤 뒤 다시 사무실로 향해 외투를 들고 나왔다. 강씨는 처음 건물에서 나와 향했던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길을 나섰다.

피의자가 범행 현장을 다시 찾았다는 사실은 '증거 인멸' 여부와 관련이 있다. 직원들이 마시고 쓰러진 생수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아, 강씨가 생수병을 '바꿔치기'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강씨가 퇴근 후 사무실로 다시 돌아와 가지고 나온 외투에 증거물을 숨겼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18일 오후 2시경 사무실에 비치된 300mL짜리 생수를 마신 남녀 직원 2명은 약 40분 시차를 두고 "물맛이 이상하다"는 말을 남긴 뒤 쓰러졌다. 이튿날 무단결근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강씨 부검 결과, 지난 23일 숨진 피해 직원의 혈액에서 나온 것과 같은 독극물이 검출됐다. 보름 전 혼자 근무하다 쓰러진 또 다른 직원이 마신 탄산음료에서도 같은 물질이 나왔다.

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이 강씨의 계획적인 단독 범행이라고 보며, 피해자 3명 중 숨진 1명에 대해선 '살인', 나머지 2명에 대해선 '살인미수'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피의자가 사망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지만, 경찰은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강씨를 입건해 강제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범행 동기는 '지방 본사 발령'이라는 인사 요인이 주요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아직 증언과 증거를 맞춰보고 있다. 확실히 결론 내렸다고 할 수 없다"며 다음주쯤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