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尹캠프 현역 의원만 36명, 쏠림 현상 이유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왼쪽)와 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하태경 의원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 경선 경쟁주자였던 하태경 의원이 합류하면서 윤석열 캠프의 세불리기가 절정에 달했다. 윤 전 총장에게 쏠린 당심이 지역 당협위원장들을 움직이고 이들이 다시 조직력을 발휘해 당심을 다시 결집시킨다는 분석이다. 경쟁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런 움직임을 '공천 줄세우기'라고 비판하며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 윤석열 캠프에 따르면, 하 의원을 포함해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36명에 달한다. 현재 국민의힘의 의석 수가 103명이므로 1/3을 넘는 의원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고려하면, 지역 당협위원장의 약 70% 가량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윤 캠프는 설명한다. 홍준표 의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현역 의원이 3명인 점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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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최근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입당 초부터 당원들의 굳건한 지지를 기반으로 국민의힘 선두자리를 지켜왔다. 이런 확고한 지지세가 현역들의 움직임을 유도하고 있는 상태다. 당원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전통 지지층이 많은 영남 지역에 이러한 경향이 더 크다고 한다. 홍 의원이 경남지사로 일했던 PK 지역의 한 의원은 "홍 의원과 다양한 인연이 많은 지역임에도 정권교체를 위해 윤 전 총장을 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모인 세력은 다시 당원들을 결집시키는 구조를 만들어 낸다. 당심을 반영해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선언을 한 뒤, 이번엔 거꾸로 이들이 경선에서 윤 전 총장에게 투표하라고 당원들을 독려하는 식이다. 다만 경선이 과열되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전 총장 지지선언을 했던 이창성 수원시갑 당협위원장이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문자투표가 어려우신 분들께서는 연락을 주시면 도와드리겠다"며 "윤 전 총장을 선택해달라"고 적은 탓이다. 이에 '조직적인 대리투표 시도'라는 비판이 쏟아졌는데, 윤석열 캠프 측은 "통상적인 투표 방법을 안내하는 내용"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또 원내 진입 여부나, 의원 선수와 관계 없이 윤 전 총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하는 특유의 소통 스타일이 지지세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윤석열 캠프의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만큼 내부에서 가깝게 지켜봤을 때 소통이 되고 매력적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 소속 한 다선 의원은 "캠프 합류 전부터 윤 전 총장에게 전화를 여러 번 받았지만, 홍 의원으로부터는 한 번도 연락을 못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 참석한 홍준표(왼쪽)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홍 의원에게 직접 "저는 정치 초심자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캠프에) 왔다. 그런데 홍 후보는 왜 상대적으로 적으며 이번에 복당할 때에도 동료 의원들이 참 많이 반대했다"거나 "동료나 후배들에게 말을 함부로 하거나 독선적으로 한다는 지적이 많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고 물었다. 주변 사람과의 스킨십에 약한 홍 의원과 자신을 대비시킨 것이다. 홍 의원은 "저는 계파를 만들지도 계파에 속해본 일도 없다"며 "26년 정치하면서 배신은 두어 번 당해봤지만 제가 남을 배신한 일은 단 한번도 없다"고 반발하며 우회적으로 윤 전 총장식 세불리기를 비판했다.

냉정하게 살펴보면, 윤 전 총장에 대한 당협위원장들의 지지는 결국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판단으로 해석된다. 더 정확히는 향후 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선 이후 당권이나 지방선거 등을 염두에 둘 때,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쪽에 서야 된다는 것이다. 이미 당내 최대 세력을 형성한 윤 전 총장이 대선 본선에서 지더라도 향후 공천권을 행사할 당권 정도는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2030 세대의 지지를 받는 홍 의원이 본선 경쟁력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받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같은 윤 전 총장 측 세불리기를 홍 의원은 구태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강원도당에서 '강원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을 열고 "당의 주인인 당원에게 일시적인 과객에 불과한 국회의원들이 누구를 찍으라고 하는데, 경선 끝나고 나면 그런 사람들은 용서하지 않겠다"며 "당원들의 권리를 존중해야지 어떻게 국회의원이 줄 섰다고 책임당원들에게 누구 찍으라고 강요할 수 있느냐"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캠프 측은 "의원들과 당원들의 자발적 선택을 '줄 세우기'라고 폄하하는 것은 그 분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홍 후보의 이런 언행과 태도는 매우 오만한 것으로, 그에 대한 당원들의 거부감만 키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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