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백건우 "평화롭게 살게 해달라…윤정희 잘 지내"

피아니스트 백건우. 연합뉴스
"저와 아내 윤정희, 딸 진희가 평화롭게 살도록 놔두면 좋겠습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75)는 "백건우 부녀가 치매에 걸린 윤정희(77·배우)를 방치했다"고 주장하는 윤정희의 동생들과 이를 보도한 MBC 'PD수첩'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전했다.

백건우는 28일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마를 정성으로 돌보고 있는 딸 진희에 대한 억지와 거짓의 인신공격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겠다"며 "지난 여름, 윤정희 형제와 'PD수첩'은 윤정희가 사는 집을 찾아가 취재를 해서 '윤정희가 방치됐고 가족에게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왜곡보도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백건우는 "너무 오랫동안 파파라치가 아파트에 진을 치고 있어서 딸 진희가 자유롭게 생활을 못했다"며 "주민들이 'PD수첩' 취재진에게 물어보자 프랑스에서 온 것처럼 얘기했다. 아파트 앞에서 카메라 돌리면서 문 열리기만 기다리는 건 무례한 행동이다"고 비판했다.

앞서 백건우는 지난 25일 'PD수첩'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와 1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조정 신청을 냈다.

동석한 법률대리인 정성복 변호사는 "지난 9월 27일 방송된 'PD수첩-사라진 배우, 성년 후견의 두 얼굴' 편은 윤정희 동생들이 주장하는 허위사실에 매몰되어 (백건우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편집·방영해 백건우 모녀를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PD수첩'은 윤정희 동생들의 말을 빌어 △백건우 부녀가 윤정희를 강제로 파리로 데려갔지만 △제대로 돌보지 않은 채 방치했으며 △백진희가 권한을 남용해 윤정희와 동생들의 만남과 전화를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 변호사는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 변호사는 "한 평생 피아노와 가족만 알고 수도승처럼 살아온 백건우가 'PD수첩' 방송을 보고 충격이 컸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하는 백건우. 연합뉴스
윤정희 동생들에 대해서는 지난 27일 영등포경찰서에 사기죄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윤정희 동생 손미애가 2003년부터 백건우의 한국 연주료를 관리했다. 이중 최소 21억원을 통장에서 무단 인출했다. (한국 연주료를) 윤정희 통장에도 넣었기 때문에 사라진 금액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정희 동생들과 화해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백건우는 "화해하려면 거짓이 없어야 되고 그래야 대화가 된다. 우리 세 식구가 평화롭게 살도록 멈췄으면 좋겠다"고 지친 목소리로 답변했다.

윤정희의 근황도 전했다. 정 변호사는 "윤정희는 파리에서 딸과 간병인의 보살핌을 받으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다만 공동후견인인 후견협회 A.S.T.가 허락하지 않아 모습을 직접 보여줄 순 없다"고 했다.

백건우는 "윤정희에겐 지금이 이상적인 생활이다. 치매 환자는 생활 환경이 변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윤정희의 상태는) 특별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기억이 몇 분을 못 간다. 같이 영화를 봐도 이해를 못한다"고 말했다.
백건우 기자회견 입장 전문
코로나 상황에도 이렇게 참석해주신 기자님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그 동안 말을 아껴 왔습니다. 진실을 말로써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평생 음악에 전념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현재 가장 힘들고, 노력하는 사람은 아픈 당사자를 옆에서 끝없이 간호해야 하는 우리 딸 진희입니다. 간호라는 것은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무엇보다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형용할 수 없는 극한의 인내를 요구합니다. 엄마를 정성으로 돌보고 있는 우리 진희에 대한 억지와 거짓의 인신공격은 더 이상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여름, 진희가 엄마를 모시고 바캉스를 떠났던 기간 동안, 윤정희 형제와 PD수첩은 윤정희가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가 취재를 하여, 윤정희가 방치되었고 가족들에게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왜곡보도한데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윤정희 형제, 자매들이 그간 청와대 게시판을 비롯하여 여러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해왔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 가슴 속에 담고 있는 영화배우 윤정희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배우 윤정희는 매일매일 평화롭게 자신의 꿈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윤정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이들은 윤정희의 건강상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그리고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형제, 자매들 뿐입니다.

또 그들이 왜 2년반 동안 거짓된 주장을 해오고 있는지는, 그들의 의도를 잠시라도 생각해보시면 사건의 윤곽이 명확히 그려질 것입니다.

거짓과 진실은 항시 공존합니다. 거짓과 진술 중 무엇을 택하느냐는 우리 모두의 권한이며 책임입니다. 제가 보내드린 '보도자료'를 통해 무엇이 진실인지 여러분이 아셨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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