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이 임박하면서 후보들도 막판 '당심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윤석열 후보는 전·현직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을 대거 캠프로 영입하며 조직표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약한 홍 후보는 이를 두고 "윤 후보의 구태 정치"라고 맞서고 있다.
코로나시대 들어 바뀐 정치 환경 등을 이유로 당 안팎에서는 "조직 점유율이 득표 점유율로 이어지는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당원들의 '전략 투표' 성향이 어느 후보에게 갈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표 위력?…"누구 뽑으라 해서 뽑는 시대 지났다"
29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다음 달 5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가려지는 최종 대선 후보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여론조사(50%)와 당원 투표(50%)의 투표로 이뤄진다. 현재 본경선 투표권이 있는 당원은 57만 명으로, 2차 예비경선에 참여한 인원보다 19만 3000명이 늘어났다. 홍 후보에게 우호적인 2030과 40대, 그리고 윤 후보에게 호의적인 5060이 비슷하게 증가했다.다만 조직표가 실제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코로나19로 인해 현장 투표가 없는 데다, 누구를 뽑으라해서 당원들이 이를 따르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게 정치권 일반의 시각이다.국민의힘 한 영남권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영향이야 있겠지만, 예전만큼은 확실히 아닐 것"이라며 "누구 뽑으라고 말한다고 요즘 당원들이 뽑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전 전당대회 등에선 각 지역 당협에서 버스를 빌려 당원들과 함께 전당대회 장소로 향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성격의 동원 선거도 불가하다.
지난 지방선거 등에서 완패한 국민의힘은 영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애초 시·도의원 등이 적어 조직 자체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통화에서 "당협위원장 등에서 점유율이 높다고 그것이 곧장 득표 점유율로 이어지는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 지역 사무국장이나 시도당 관계자들의 말"이라며 "당협위원장들의 지지를 딱히 우호 지분 확보로 볼 수 없고, 근본적으로 우리당이 영남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의 시·도의원이 없어 하부 조직 장악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국민의힘 본경선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책임당원) 분포를 보면 영남(43%)에 이어 수도권(35%)이 가장 많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일부에서 '선거는 결국 조직'이라고 생각하는데 올드 패션"이라며 "코로나 전후로 선거 지형이 바뀌어 당협 자체가 모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당원들 이번에도 전략투표?… 이준석, 민주당 사례 보니
결국 국민의힘 당원들이 어느 후보에게 전략 투표할 것인지가 승부처로 꼽힌다. 당심이 결국 민심을 따라가는 게 최근 선거의 추세라는 지적인데, 당원들도 더불어민주당과의 본선에서 이길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란 설명이다. 윤석열 전 총장과 홍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지사가 공히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후보는 바로 나"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앞서도 국민의힘 당원들은 지난 당대표 선거(당원 70%, 여론조사 30%) 때도 전략 투표 성향을 보였다. 당시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와 주호영 후보가 당원 표심을 양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 당원 투표함을 열어보니 나경원(40.9%), 이준석(37.4%), 주호영(16.8%) 순이었다. 결국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준석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됐다.
비단 국민의힘만 국한된 얘기도 아니다. 지난 민주당 서울시장 선거 후보경선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당시 시장 예비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민주당 의원은 "우상호 후보가 조직을 꽉 잡고 있었지만, 결국 최종 후보가 된 건 박영선 후보"라면서 "조직이 아무리 힘이 좋아도 요즘은 결국 여론을 따라가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당원들은 결국 여론조사 등을 보고 투표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는 이준석 당대표 선거 때 이미 입증된 내용"이라며 "다만 홍 의원의 여론조사 추세가 상승세임에도 초반 지지율을 유지하는 윤 전 총장과 현격한 차이까지 나지 않아서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