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노린' 안철수 등판 예고, 제3지대 '꿈틀'…긴장하는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종민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하면서 범야권 후보단일화 등 안 대표가 야기할 수 있는 변수를 따져보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범야권 안철수, 대선출마 임박…후보 단일화에 고심 깊어진 국민의힘 


29일 국민의당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안 대표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히고 출마 선언 시기를 조율 중이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상태"라며 "적어도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되는 11월 5일 전까지는 공개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론의 주목도와 출마 명분 등을 고려해 제1야당 대선후보가 결정되기 전에 한발 앞서 치고 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국민의힘도 안 대표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5일 3선의 윤영석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며 그동안 비워뒀던 지도부의 마지막 한 자리를 채웠다. 이 대표는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마나 "그간 국민의당 인사를 배려하기 위해 비워놨지만, 안 대표의 행보를 보니 더 이상 배려가 가능하지 않은 시점인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 6월 국민의당-국민의힘 합당 관련 양당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국민의힘 성일종 단장(좌측)과 국민의당 권은희 단장이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고 있다. 윤창원 기자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 합당을 약속했지만, 정작 선거 이후 시작된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신경전 끝에 합당은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안 대표 측의 전략적 노림수라고 지적했던 반면, 안 대표 측은 국민의힘이 국민의당을 동등한 협상 상대방으로 보지 않고 일방적인 흡수합당을 추진했다고 비판하는 등 양측 모두 앙금이 남은 상태다.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강행하면,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지난 2012년 무소속 신분이었던 안 대표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다가 중도 하차했다. 2017년엔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출마해 21.41%을 얻었지만 3위에 그쳤다.
 
안 대표가 본격대선에 뛰어들 경우, 관건은 역시 지지율이다. 범야권 후보로 분류되는 안 대표가 최종 대선까지 5% 이상 지지율을 유지할 경우, 정권 교체를 위해 안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입장에선 안 대표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반대로 안 대표의 지지율이 미미할 경우엔, 오히려 대선 완주와 후보 단일화 사이에서 안 대표 측의 고심이 깊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29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확정된 가운데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 등을 포함한 4자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결과(KBS 의뢰, 지난 26~28일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홍 후보로 가상 4자 대결을 벌일 경우 이재명 31.8%, 홍준표 35.2%, 심상정 7.0%, 안철수 8.6% 등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후보를 윤 후보로 넣으면 이재명 33.0%, 윤석열 30.7%, 심상정 7.4%, 안철수 10.5% 등으로 두 가지 가상대결에서 모두 안 대표는 8~10% 내외 지지율을 보였다. 4자 구도에서 범보수 야권이 정권교체를 위해선 무시할 수 없는 지지율을 보인 셈이다.
 

이준석·김종인과 안철수 구원(舊怨)…서울시장 선거 '시즌2'?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최고위원들. 박종민 기자

현 시점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드러나면서 국민의힘 안팎에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 선출 이후 주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 등이 안 대표와 구원(舊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보 단일화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4일 안 대표에 대해 "자신이 한 말을 그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 사람이 대권 도전에 나선다고 어떤 영향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대선도 자칫 '서울시장 보궐선거 시즌2'가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 공히 안 대표와의 단일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종로 출마 권유, 당협위원장 배분 등 안 대표와 정치적 딜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실상 대선 승리를 위해선 안 대표와의 단일화는 필수인 상황이 됐다"며 "협상 카드로 종로 출마든 야당 대표든 여러 카드를 고려하고 있지만 안 대표와 협상이 쉽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 후보 캠프 관계자도 통화에서 "그동안 여러 루트로 안 대표 측에 연락을 취하면서 꽤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여야 후보의 초박빙 대결이 예상되기 때문에 안 대표를 무조건 단일화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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