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에도 긴축발작 없었다…평온했던 국내외 증시

20개월 만에 양적완화 기조 변화, 11월부터 테이퍼링
뉴욕증시 4거래일 연속 최고치…주요국 증시도 '잠잠'
국내증시 혼조세로 마감…원달러 환율도 큰 변동 없어
연준-시장 소통 덕에 2013년 5월 긴축발작 재연 안돼

코스피 상승.코스닥 하락, 원달러 환율 큰 변동 없어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현지시간으로 3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공식 선언한 이후 처음 열린 국내외 증시에서 우려했던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은 없었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0.25% 상승한 2983.22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이 6554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333억 원과 317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코스닥 지수는 0.36% 하락한 1001.4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새벽 미 연준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꾸준히 유지해온 양적완화 기조를 20개월 만에 바꾸는 테이퍼링을 당장 이번달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우려했던 시장의 동요는 없었다는 평가다.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내놓은 성명에서 "지난해 12월 이후 경제가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상당히 더 진전된 점을 감안해 위원회는 월별 순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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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코로나19 이후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을 매입해온 연준은 당장 이번달부터 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 달러씩 매입을 줄여 내년 중반쯤 테이퍼링을 완료할 계획이다.

당장 뉴욕증시가 4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며 반응했다. 연준 발표 이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9% 오른 3만 6157.58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 지수(0.65%)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4%) 모두 상승 마감하며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신흥국 시장 가운데 중국 증시는 상해종합지수와 홍콩항셍, 심천종합지수 등 3대 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대만과 인도, 말레이시아 증시는 소폭 하락세다. 국내 증시는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소폭(0.08%) 오르는데 그쳤다.  

미국의 테이퍼링 선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물론이고 주요국 증시에서 우려했던 긴축발작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그동안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준이 테이퍼링 실시와 관련해 미리 시그널을 주며 시장과 꾸준히 소통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입회장에 설치돼 있는 TV 스크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테이퍼링을 발표하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동시에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테이퍼링을 시작하기로 한 결정이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직접적 신호는 아니"라면서 당장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13년 5월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양적완화 출구전략으로 갑자기 테이퍼링을 언급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주가와 채권가격,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긴축발작이 발생했다. 파월은 이를 반면교사 삼아 시장과 소통을 강화했고, 시장은 이번 결정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수요 회복, 그리고 공급망 병목현상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연준의 인내심에 한계가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금리에 대한) 인내심을 유지하려는 연준의 계획은 치솟는 물가에 의해 좌절될 수 있다"며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사그라들지 않는다면 연준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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