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 되면 펄펄' 정수빈 "허경민, 박건우보다 내가 낫다"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초 1사 2루 두산 정수빈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역시 '가을 사나이'였다. 올 시즌 정규 리그 타격 부진을 완전히 씻어냈다. 재간둥이 정수빈이 두산의 가을을 이끌고 있다.

정수빈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준플레이오프(3전2승제) 1차전에서 천금의 결승타를 뽑아냈다. 0 대 0으로 팽팽하던 3회초 1사 2루에서 상대 에이스 앤드류 수아레즈를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내 팀의 5 대 1 승리를 견인했다.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슬라이딩 캐치 등 예의 넓은 중견수 수비 범위로도 든든하게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정수빈은 "힘든 경기에서 선취점을 내면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면서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수빈은 5회초 무사 1루에서 기습 번트로도 LG 포수 유강남의 송구 실책을 유도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스리피트 수비 방해 아웃 판정을 받았다. 정수빈은 "의식하지 못했다"면서 "뛰다 보니 그렇게 됐고 룰이 그렇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발 빠른 도루로 두산 특유의 발야구를 이끌었다. 4 대 1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1루 주자였던 정수빈은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정수빈은 "미리 얘기한 것은 없었다"면서 "큰 경기에서 선수들이 더 강해지는 것 같고 상대 내야수를 많이 흔들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유독 가을에 강했다. 정규 리그에서는 8월까지 타율이 1할8푼2리에 그치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1~2군을 오갔다. 올 시즌 타율은 2할5푼9리로 저조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통산 74경기 타율 3할2리로 가을만 되면 펄펄 난다.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1~2일)에서도 11타수 4안타로 맹위를 떨쳤다.

정수빈은 "(포스트시즌에는) 긴장이 더 되고 신경 쓸 것도 많다. 모든 게 다 두 배가 된다. 하지만 이런 큰 경기는 더 재밌다. 모 아니면 도"라고 웃었다. 이어 "(허)경민이와 (박)건우보다 내가 (포스트시즌에) 더 잘했다고 볼 수 있지만 시즌 중에는 그 둘이 더 잘했다"면서 "내가 지금이라도 더 잘해야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반면 올 시즌 팀 내 타율 1위(3할2푼5리) 박건우는 가을만 되면 침묵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47경기 타율 1할8푼5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1 대 0으로 앞선 5회초 2사에서 1타점 적시타(4타수 1안타 1타점)을 쳤다. 중요한 순간에 추가점을 올리며 LG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정수빈은 "(박)건우는 너무 좋은 선수지만 가을에 경기할 때 부담이 큰 것 같다"면서 "장난으로 하루에 하나만 하라고 말했는데 오늘 하나 해서 다행"이라고 입단 동기를 칭찬했다. 이어 "앞으로 부담감을 내려놓으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고 덕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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