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았던 윤석열 캠프…국민의힘 선거체제로 전환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윤석열 캠프도 이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재편될 예정이다.경선 기간 윤석열 캠프는 현역 의원과 지역 당협위원장 등 당내 정치인은 물론 학계 등 주요 인사를 대거 영입하며 매머드급 캠프를 꾸렸지만, 실언과 망언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특히 캠프의 사후 대응이 논란을 더욱 키운다는 지적도 많았다. 윤 후보의 설화가 터진 뒤 캠프 관계자들끼리 말이 엇갈리는 등 아마추어식 대응이 수차례 반복됐다.
윤 후보가 TV 토론에서 손바닥에 한자 '왕(王)'을 새기고 나왔을 때도 캠프는 "당일 지지자가 써준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이전 TV 토론에서도 손바닥에 왕(王)이 새겨져 있어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후에도 "지우려고 했지만 안 지워졌다", "손가락만 씻는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대응으로 일관했다. 윤 후보가 전두환 망언을 애써 사과한 뒤 SNS에 올린 '개 사과' 논란 당시에도 비슷한 일이 계속 반복됐다.
국민의힘 내에서 윤석열 캠프를 향해 대대적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 당 지도부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에 "선거 체제에 들어가 당이 나서서 관리하고, 조언하면 실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캠프 관계자도 "막후에서 윤 후보를 지원해왔던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전권을 쥐고 정책과 메시지, 일정 등을 정리하면 그간 있었던 문제적 상황은 다시 안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尹, 2030은 숙제… 이준석과 케미·김종인 역할도 관심
특히 윤 후보가 본경선 '당원 투표'에선 홍준표 후보를 크게 앞섰지만,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선 10%p 넘게 홍 후보에게 밀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윤 후보로선 입당 이후 줄곧 갈등을 빚은 이준석 당대표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한 상황이다. 윤 후보가 경선 내내 젊은층 지지율에서 열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2040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의 협력은 필수 요소로 꼽힌다. 경선 막판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와 손잡고 국민과 당원이 오케이할 때까지 혁신해 큰 그릇의 정당을 만들겠다"라고 이 대표를 띄우기도 했다.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해 가진다'는 국민의힘 당헌 제74조에 따라 당무 우선권이 윤석열 후보에게 넘어가지만, 2030에 대한 소구력이 강한 이 대표의 역할과 공간을 충분히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복귀는 거의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윤 후보는 본경선 승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이) 도와주실 것으로 생각하는데, 일단 선대위 구성은 당 관계자 등과 좀 더 논의해 구성하겠다"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CBS 노컷뉴스에 "김 전 위원장이 본선에선 특히 약자, 서민 이슈 쪽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권을 쥐고 움직이는 김 전 위원장의 스타일 상, 경선 기간 캠프 안에서 활동한 인사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선 막판 세불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영입된 인사들이나 검찰 인맥으로 구성된 이른바 '서초동 팀' 등이 본선 캠프인 선거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어떤 역할을 부여받을 지 등이 관심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