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얼마만의 빅이닝인가…하위타선 '7타점'에 분위기 살았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LG 트윈스. 연합뉴스


LG 트윈스는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와 2차전에서 5⅔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케이시 켈리를 앞세워 6회까지 3대1로 앞섰다.

LG는 정규리그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자랑하는 불펜을 보유했다. 하지만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는 단기전의 특성과 가을야구에 강한 두산의 힘을 감안했을 때 2점 차 리드는 불안했다.

LG는 7회초 공격에서 오랫동안 막혔던 혈을 뚫었다. 정규리그 막판 상위권 경쟁에서 밀려난 이유 중 하나였던 득점력 침체의 그늘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그 빌미를 제공한 건 다름 아닌 두산이었다.

김현수는 1사 2루에서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성 타구를 때렸다. 그런데 베테랑 김재호가 타구를 뒤로 흘렸다. 그 사이 홍창기가 3루를 돌아 득점에 성공했다. 안타와 실책이 모두 기록됐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하위 타순이 폭발했다.

문보경과 김민성이 연속 적시타를 때렸고 문성주는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김재환이 생각한 낙구 지점에 비해 타구가 더 멀리 뻗었다.

LG는 7회초 5득점 빅이닝에 힘입어 스코어를 8대1로 벌렸다.

LG가 한 이닝 5득점 이상의 '빅이닝'을 작성한 것은 지난 10월14일 부산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처음이다.

두산이 7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1득점에 그치면서 승부의 추는 LG에게 완전히 기울었다.

LG는 두산을 9대3으로 꺾고 1차전 패배를 만회했다. 승부를 마지막 3차전으로 끌고 갔다.

LG는 정규리그 막판 타격 침체에 울었다. 마지막 12경기에서 3승4패5무로 부진했다. 이 기간 팀 평균득점 4.0점에 그쳤고 팀 타율은 0.202에 불과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잔루 10개를 남긴 끝에 1대5로 졌다.

류지현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타선에 변화를 줬다. 1차전에서 여러 차례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김민성을 5번에서 7번으로 바꿨고 8번 문성주를 지명타자로 배치해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김민성은 4안타 3타점을 올리며 1차전 부진의 아픔을 날렸고 문성주는 2안타 3타점을 쓸어담아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6번 문보경도 2안타 2득점 1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위 6-7-8번 타자들이 무려 7타점을 합작한 것이다.

LG는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좋지 않았던 정규리그 막판의 여파가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를 샀다. 류지현 감독은 분위기 쇄신을 강조했고 "가장 좋은 방법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류지현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팀 득점 부진에 대해 "어느 한 선수의 문제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LG는 2회초 적극적인 작전과 김민성의 적시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4회초에도 하위타선의 분발로 2점을 추가했고 7회초에는 팀 공격의 정점을 찍었다.

무엇보다 1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기사회생하는 값진 승리를 챙겼다. 류지현 감독이 바라던 분위기 쇄신을 마침내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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