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희는 지난해 6월 KIA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홍건희에게 선발 투수를 제안했다. 하지만 홍건희는 불펜 투수를 자청했다.
홍건희는 "KIA에서는 선발 욕심을 많이 냈다. 하지만 선발에서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제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니어서 나만의 자리를 찾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홍건희는 두산의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9일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챙겼다. 두산은 삼성에 6 대 4로 이겼다.
두산은 3 대 2로 앞선 5회말 1사 만루 위기에 선발 최원준을 내리고 홍건희를 올렸다. 홍건희는 오재일의 병살타를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홍건희는 "맞는 순간 정면타구 위치여서 병살타를 직감했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말했다.
홍건희는 오재일과 승부에서 직구를 고집했다. 151km 강속구를 던졌다. 홍건희는 "변화구보다 직구에 자신 있다. 변화구 던져서 어렵게 승부를 보는 것보다 자신 있는 직구로 승부하려 했다"라며 "생각보다 편한 마음으로 던져서 좋은 결과가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감독님, 코치님이 너는 150km를 던지는 투수인데 왜 스피드를 줄이냐고 좋은 구위로 정면승부하라고 조언해 주셨다"라며 "(감독님, 코치님의) 조언 덕분에 필승조에서 자신감이 올라갔다"고 밝혔다.
홍건희는 낮게 던져야 하는 부담감에서도 벗어났다. 특유의 하이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홍건희는 "어릴 때는 무조건 낮게 던져야 된다고 배웠지만, 틀에 박힌 투구보다 자신 있는 공을 던지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직구는 높게, 변화구는 낮게 던지려 한다"고 답했다.
두산을 올해도 역시 가을야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홍건희는 "형들이 큰 경기 경험을 많이 해봐서 확실히 즐기면서 임하고 있다. 덕분에 모두 부담 없이 편하게 해서 좋은 성적이 따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이영하가 역투했다. 홍건희는 "(이)영하에게 푹 쉬라고 했다. (이)영하가 잘 던져줬다. 팀에 좋은 투수들이 많고 모두 잘하고 있으니까 남은 경기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홍건희는 3이닝 동안 무려 52구를 던졌다. 홍건희는 정규리그에서도 50개 이상의 공을 던져본 적이 없다. 하지만 홍건희는 "2차전도 던질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