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사고, 원인만 알아도 예방할 수 있다…빅데이터 분석 '성과'

[연속기획③]동해상 인명사고 줄일 수 있다

선박 전복 사고 합동 훈련. 포항해경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돌아오지 않는 선원들..사고 겨울철 집중
②위험 안고 떠나는 무리한 조업…'기름값과 인건비' 부담
해상사고, 원인만 알아도 예방할 수 있다
(계속)

지난 2월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전복돼 사망자와 실종자 5명이 발생한 거룡호 사건 이후 포항해양경찰서 관내에서 전복 등으로 인한 인명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주목할 성과이다.
 
지난해 포항해경 관내에서는 선박 충돌 16건, 좌초 19건, 전복 3건, 침수 10건, 침몰 1건 등 49건의 해상 선박사고가 발생했다.
 
올들어 11월 현재 충돌 11건, 좌초 9건, 전복 2건, 침수 8건, 침몰 3건 등 33건이 발생했다.

선박사고 원인 Tree분석도. 포항해경 제공
이는 포항해경이 사고원인 정밀 분석을 통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실시한 '맞춤형 원인분석'의 성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어선 전복사고 원인으로 기상, 과적 등 4~5가지가 원인으로 꼽혀왔다. 거룡호 사고도 기상(풍랑주의보)과 연안어선의 먼바다 조업, 기상특보 조업강행, 어구 과적 등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해양사고 특성상 인명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면서 "사고 발생 후 구조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우선이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2월부터 유형별 사례수집과 주요원인 도출, 구체적 장애요인 분석, 예방정책 마련 등에 본격 돌입했다.
 
최근 5년간 전국의 해양사고 1만 5천여건을 분석해 650여건의 사고 원인을 파악했다. 원인은 인적 원인과 물적 원인, 환경적 원인으로 구분됐으며, 각각 6~10개의 세부 원인이 있었다.
 
함정 팀워크 훈련. 포항해경 제공
이같은 사례별 정밀분석 및 빅데이터화를 통해 99건의 예방정책이 도출됐다.
 
포항해경 한상철 서장은 "졸음운전으로 사고가 난 경우 왜 졸게 됐는지부터 시작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면서 "구체적인 원인 파악이후, 본격적인 원인 제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족집게식 행정을 펼치니 어민들도 공감하고 잘 따라줬다"면서 "짧은 시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해경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수색 훈련에 집중했다.
 
전복사고 발생시 유형별 상황에서 구조에 실패한 사례를 분석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사고 상황에 맞는 대응과 수색방법을 찾아냈다.
 
인명구조 훈련 모습. 포항해경 제공
포항해경 구조대뿐 아니라 함정·파출소 내 구조직별 경찰관과 주기적으로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등 현장 대응력도 높였다.
 
포항해경 이성희 구조대장은 "수중수색, 항공구조 등 상황별 맞춤형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해수유동 예측 등도 표본오차 데이터를 확보해 수색과 구조를 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중 스쿠터와 수증드론 도입으로 수색 효과를 더욱 높였다"면서 "맞춤형 훈련이 결국 인명피해 제로를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포항해경 구조대는 일선 해경서와 중앙특수 구조단 등 전국 21개 구조팀이 참가한 제1회 해양경찰청장배 구조경진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구조대 팀워크, 구조 활동 숙련도 및 장비 활용능력, 현장 지휘역량과 전문성 등에 대한 평가에서 전국 최고 실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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