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이 어느덧 '가을 강자'에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두산 내야수 강승호가 플레이오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강승호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 대 1로 앞선 4회말 1사 2, 3루에서 2타점 쐐기 2루타를 터뜨렸다.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강승호에 대해 "잘해주고 있다. 시즌 때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후반기 들어서 기복이 있었지만 점점 공을 맞추는 능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두산의 2루수는 강승호"라고 강조했다.
강승호도 믿음에 보답했다. 팀내 가장 높은 플레이오프 타율 6할2푼5리(8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후 강승호는 "이정훈 코치님께서 기술적인 것보다 상대 투수를 상대하는 법을 알려주셨다"면서 "나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이기 때문에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이정훈 코치의) 열정 못지않게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만 명이 넘는 대관중 앞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강승호는 "무관중이 길어졌는데 이제 많은 관중이 찾아오다 보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면서 "그래서 잘된 것 같다"고 무대 체질임은 은근히 드러냈다. 이어 "(가을야구가) 재미있는 것 같다"면서 "긴장보다 설렘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강승호는 올 시즌 전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SSG로 이적한 FA(자유계약선수) 최주환의 보상 선수로 팀을 옮겼다.
포스트시즌에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선 '가을강자 두산'을 체감하고 있다. 강승호는 "다른 팀에 있을 때는 '미라클 두산'이란 말이 실감 나지 않았다"면서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느껴보지 못했는데 이제는 확실히 깨닫게 됐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뭔가 강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LG와 준플레이오프, 삼성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안착했다. 열흘간 거침없이 달려왔다. 강승호는 "투수들이 많이 힘들 것 같다"면서 "내 몸 상태는 120퍼센트, kt와 한국시리즈도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1위 kt를 상대한다. 강승호는 "kt 선발이 매우 좋은데, 그에 맞게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