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연루 가능성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된 권 회장은 수사가 시작된 지 1년 7개월 만에 구속 기로에 놓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12일 권 회장에 대해 상장사 주가조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날 권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한지 하루 만이다. 수사팀은 지난 2일에도 권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권 회장의 구속 여부는 오는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당일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로 일하면서 회사 내부 호재성 정보를 유출하고 허위 매수 주문을 내는 등의 방식으로 주가를 부양한 혐의를 받는다.
투자 관계자 등 이른바 '선수'들을 동원해 주가를 왜곡한 혐의도 있다. 검찰 수사팀은 권 회장과 주가조작 선수들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주(636억원 상당)를 직접 매수하거나, 불법 유도행위를 통해 고객들에게 매수하게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엔 이 사건과 관련해 주가조작 선수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된 김모씨와 이모씨 등 2명을 구속기소 했으며, 또 다른 가담자로 지목된 증권회사 출신 김모씨도 지난 5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4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의 고발로 촉발된 수사가 막바지 단계로 향하는 모양새다.
다만 최 대표가 이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검찰 수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김씨는 2010년 권 회장으로부터 소개받은 주가조작 선수 이모씨에게 계좌를 맡겨 '전주(錢主)'로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13년쯤 도이치모터스 계열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사들였다는 의혹도 있다. 김씨 계좌를 관리했다고 알려진 이씨는 현재 잠적한 상태다.
김씨 측은 주식계좌를 이씨에게 맡겼다가 오히려 손해를 봤으며, 계좌 회수시점도 2010년 5월이라 공소시효조차 지났다고 주장했다. 또 여태까지 의견 제출 요구나 소환 통보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흠집내기식 수사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팀은 김씨와의 접점이 의심되는 주가조작 범행이 2012년까지 이어졌다고 보고 포괄일죄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김씨 계좌를 맡았던 이씨를 계속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