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크라켄을 두고 '댓글을 사찰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는데, 국민의힘은 "댓글이 폭발적으로 달리는 등 선거를 방해하는 이상 '행위'를 포착하는 프로그램이지, 내용은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준석의 첫 비단주머니 '크라켄'은 무엇?
이준석 당대표가 대선을 위해 마련했다는 여러 비단주머니의 첫 번째 주인공은 댓글 조작을 포착하는 프로그램 '크라켄'이었다. 본격적인 가동은 12월부터다.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여론 조작 행위를 포착하는 것이 크라켄의 주된 임무다. AI를 통해 이상 행위를 찾고, 이후 전문 분석관이 다시 분석해 문제가 있다면 당에 보고가 이뤄지는 체계이다. 당은 이후 여론조작이 의심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 등 조치에 나선다.
다만 크라켄을 두고서 일반 시민들의 댓글을 사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댓글 내용 등을 살펴 작성자의 성향이나 정보 등을 수집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그럴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도 여러 우려에 대해선 분석관들은 보안 각서를 쓰고, 주 단위로 당 당무감사위원회와 윤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도 "저희는 공명 선거 이외 다른 목적에 활용하지 않는다"라며 "그 부분은 양심을 걸고 말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당과 사람이 개입하는 일인 만큼 국민의힘에 불리한 이상 행위·패턴에 대해선 제대로 감시하고, 그 외 국민의힘에 유리한 이상 행위들에 대해선 철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겠는가라는 우려는 존재한다.
'드루킹' 상기시키는 정치적 노림수…'국정원'엔 말 아껴
국민의힘의 크라켄은 지난 대선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이번 대선에서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노림수가 반영된 정치적 포석이다.민주당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연루된 드루킹 사건을 소환하는 효과가 있는 것인데, 이준석 대표도 크라켄 공개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점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김 전 도지사가 드루킹의 제안으로 댓글 부대를 운용하려 하다가 본인은 감옥에 가고, 문재인 정부 정통성에도 큰 흠집이 났다"며 "민주당도 이번 대선에선 절대로 어쭙잖은 여론 공작이나 민심 왜곡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포기하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를 향해서도 "이 후보는 '손가락 혁명군'이라는 조직화된 여론 조작 방식을 통해서 상당한 이득을 얻었기 때문에,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드루킹 사건보다 앞서 일어났고, 국가 기관이 개입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2012년에도 새누리당에서 어떤 그 소위 댓글부대로 의심받는 십알단 활동이라든지 이런 것으로 곤란했는데,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한 술 더 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