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관(民官)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전략사업실장으로 근무했던 정민용 변호사를 15일 소환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전부터 정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달 4일 정 변호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첫 조사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인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추천으로 공사에 입사해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 밑에서 대장동 사업의 실무를 맡은 인물이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의 지시를 받고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공모지침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공사 내부에서는 민간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취할 우려가 있어 이를 막는 수정 의견도 나왔지만 정 변호사가 이런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그대로 공고를 진행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정 변호사에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모지침서를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보고했다는 의혹도 불거졌지만 그는 "그런 적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검찰은 정 변호사를 상대로 구속영장 청구 당시 적용한 혐의는 물론, 공사의 상위기관인 성남시도 이러한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에는 구속 만기예정일(22일)을 약 1주일 앞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 변호사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최근 김씨를 상대로 화천대유 직원이었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 병채씨에게 지급한 퇴직금 50억원의 성격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천화동인 5호 소유자 정영학 회계사 등의 조사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이 하나금융지주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에 도움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만큼 병채씨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50억원이 곽 전 의원에 대한 대가성 자금으로 의심하고 알선수재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11일 의원직을 상실한 곽 전 의원을 이르면 금주 중 소환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채씨에 대해서는 이미 2차례 조사해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곽 전 의원와 함께 이른바 '50억원 지급 약속 클럽' 의혹에 연루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으로 과거 근무했고 그의 딸은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했다. 검찰은 최근 관계자 조사를 통해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2014년 8~11월 박 전 특검이 대표 변호사로 근무했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입찰 준비를 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박 전 특검의 딸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바 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박 전 특검이 여러갈래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검찰도 곧 그를 소환해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