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했던 尹·李…반나절 만에 "선대위 출범 걱정말라" 단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문제를 놓고 충돌했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5일 회동을 통해 표면적인 갈등을 봉합했지만, 갈등의 핵심이었던 사무총장 인선 문제를 포함해 선대위 구성안이 여전히 협의 중인 상황이라 긴장관계는 지속될 전망이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후 이준석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회동은 윤 후보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윤 후보는 "당을 중심으로 선대위 조직을 구성해 가겠다고 발표했다"며 "잘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라고 말하며 갈등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준석 대표도 "하도 저희 이야기에 대해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보도되고 하니까 서로 뭐 빠트린거 있냐 점검하려고 만났고, 항상 말한 것처럼 저는 선대위 조기 출범을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이처럼 논의 단계일 뿐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양 측의 기싸움은 계속됐다. 전날 한기호 사무총장이 이준석 대표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한 사무총장은 지난 2주 동안 윤 후보 측 인사들로부터 사무총장 사퇴 요구를 받다가 이 대표에게 '상황이 이렇다, 부담을 가지시지 말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한다. 수백 억원에 달하는 대선자금을 관리하는 사무총장 직에 이 대표가 임명한 한 사무총장 대신, 대선후보와 호흡이 맞는 인사가 와야 한다는 것이 윤 후보 쪽에서 나오는 주장이다.
 
이 대표 측은 이같은 주장에 공식 결론을 내진 않았지만, 윤 후보 본인이 아닌 측근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압박이 들어오는 방식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대표와 후보가 만났을 때에는 관련해 어떠한 이야기도 없었는데 사무총장 교체든, 선대위 인선이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후보 측 관계자 발로 기사를 통해 접하게 되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결국 이날 오전 윤 후보는 최고위원회의를 불참하고, 이 대표는 하루 종일 언론 접촉을 회피하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두 사람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출판기념회에서 김 위원장을 사이에 둔 채 마주 앉았지만, 악수와 눈인사 외에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
두 사람 사이에 반나절 넘게 냉기류가 흐르며 갈등 우려가 커져갔는데, 오후 일정 중 윤 후보가 이 대표에게 회동을 요청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두 사람은 40여 분간 대화를 나누며 선대위 인선 등 갈등으로 비춰졌던 내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무총장 문제의 이견도 증폭 되는 것을 저희는 경계한다. 협의점을 도출해 나가고 있고 저희가 오늘 논의한 많은 내용 중 (인선은)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후보와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 저희 이야기가 최종적으로 발표될 때까지는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며 "주변에서 선의로 그랬는지 모르지만 일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윤 후보 주변 인사들의 압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불편함을 보였다.
 
표면적으로 갈등은 일단락 됐지만 당 내에서는 인선이 끝나 선대위가 출범할 때까지는 팽팽한 긴장관계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해 대표와 후보, 두 사람이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기회를 더 늘렸으면 한다"며 "괜한 사람들이 끼어들 때 항상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선대위 출범을 놓고 갈등은 언제나 있어왔기 때문에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후보나 대표의 문제라기보다 그 주변에서 하는 말들이 크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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