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엔진없는 항공모함? 위기의 이재명 선대위…개편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6일 오전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 파랑고래에서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들과 기후위기를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국회사진취재단
연이은 지지율 난조에 위기감을 느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개편이라는 카드를 만지기 시작했다.
 
항공모함급 호화 선대위 구성에도 불구하고 '엔진'이 없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데 따른 대응이다.
 
이러한 민주당의 움직임이 당내 갈등 봉합, 행정 성과 도출, 주요 이슈 선점 등 전방위에 걸친 이 후보의 '나홀로' 선전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 주목된다.
 

 與 '이대남' 앞세운 청년 선대위 준비…李, 이낙연계 만나 화합 당부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17일 CBS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2030 표심 저격을 위한 '다이너마이트 청년 선거대책위원회'의 위원장으로 20대 남성, 이른바 '이대남'을 적극 고려 중이다.
 
이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빠지거나 답보하는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20대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 과정에서 두 후보 모두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20대 지지율의 성적이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 데 대한 대응인 셈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도 80대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가능성에 대해 "퇴행"이라고 비난하면서 민주당은 선대위를 청년 주도의 플랫폼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하는 등 무게 중심을 경험보다 변화와 패기에 맞춰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선대위 체질 개선과 관련한 움직임에는 이 후보 본인도 동참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민주당 경선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도왔던 의원 10여 명과 만찬을 가졌다.
 
선대위가 좀처럼 유기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해 '원팀'으로의 화합을 부탁하면서 대선 승리를 위해 뛰자는 당부를 전하는 자리로 분석된다.

'이대로 가다간 진다' 높아진 위기 의식…"변화해야 산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러한 선대위 개선 움직임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한 채 정권을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의 발로라는 평가가 중론이다.
 
정면돌파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장동 사태가 발목을 잡고 있는 데다, 그동안 청년 민심 행보, 재난지원금, 국토보유세 등의 전략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어떻게든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의 일등 공신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 주최 간담회'에서 "지금처럼 후보 개인기로만 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원팀을 위해 사이즈를 키워 놓은 선대위의 구조를 "매우 우려스럽다.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못 갖춘 매우 비효율적인 체계"라고 쓴 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대위는 항공모함급인데 이를 기민하게 움직일 성능 좋은 엔진이 없다보니 조타실에 있는 사람들의 속만 썩어가고 있다"며 "기존 선대위 구성원들의 모습이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다면, 참신함을 가져다 줄 인물을 영입하든, 조직 구성을 손보든 어떻게든 변화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청년·기성 인물에 힘 싣는 것으론 한계"…중도 겨냥 전략 필요 목소리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타고 다닐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윤창원 기자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어느 정도의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를 '젊은 피 수혈' 내지는 2030세대의 목소리 분출로만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 어린 시선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0대 0선 후보'임을 강조하며 돌풍을 일으켜 국민의힘 대표직을 거머쥐었지만 선대위원장으로 김 전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려고 하는 것과 결이 같은 시각이다.
 
이런 부분을 의식한 듯 이 후보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조만간 회동해 직·간접적인 지원을 요청할 전망이다.
 

하지만 대선이 거대 양당의 맞대결 양상으로 흐를수록 중도 표심 확보가 중요해지는데, 청년이나 친노 좌장으로 평가되는 이해찬 전 대표와 같은 기존 당내 인물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이 중도 세력 확장을 위해 윤 후보 직속 조직인 국민통합위원회에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영입하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적지 않은 충격파가 민주당에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이기려면 집토끼의 결집도, 변화의 추구도 다 중요하지만 결국 이런 부분을 충족한 상태에서 중도 표심까지 얻을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르게 된다"며 "불편하더라도 당에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중도 성향의 인사를 영입해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데 이런 목소리는 크게 들리고 있지 않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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