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자랑하는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 선수(MVP)에 올랐다. 투수와 타자로 모두 정상급 기량을 뽐낸 오타니는 만장일치의 지지를 얻었다.
오타니는 MLB 네트워크가 19일(한국 시간) 공개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 1위 표 30표를 휩쓸어 AL MVP로 선정됐다. 420점을 받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69점), 마커스 시미언(이상 토론토·232점)을 제쳤다.
MLB의 MVP 투표는 1위 표에 가장 많은 14점이 걸려 있고, 2위부터 10위까지는 1점씩 내려가는 배점 방식이다. 점수 총합으로 MVP가 가려진다.
오타니는 올해 정규 시즌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출전했다. 투수로는 23경기 선발 등판해 130⅓이닝을 던지며 9승 2패 평균자책점(ERA) 3.18의 성적을 냈다. 타자로도 나서 46홈런으로 타이틀 경쟁을 펼친 끝에 AL 3위에 올랐고, 도루도 25개를 기록하며 호타 준족을 과시했다. 100타점-103득점도 보탰다.
특히 MLB 엯사상 최초로 100이닝-100탈삼진-100안타-100타점-100득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의 원조로 불리는 베이브 루스의 1918년 10승-10홈런(13승·11홈런) 기록은 무산됐지만 오히려 더욱 엄청난 기록을 세운 셈이다.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경기력으로 미국을 열광시킨 오타니의 만장일치 MVP 수상은 당연했다. 만장일치 1위 표는 역대 11번째다.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2014년), 켄 그리피 주니어(1997년) 등이 앞서 만장일치 MVP에 오른 바 있다.
여기에 오타니는 최초의 지명 타자 MVP 기록도 세웠다. 투수로는 23번째 MVP다. 일본인 선수로는 스즈키 이치로(2001년) 이후 두 번째 MVP 수상이다. 오타니는 이미 MLB 선수들이 직접 뽑는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고, MLB 커미셔너 특별상, 베이스볼아메리카 올해의 선수상 등을 휩쓸었다.
내셔널리그(NL)에서는 브라이스 하퍼(29·필라델피아 필리스)가 MVP에 올랐다. 하퍼는 1위 표 30표 중 17표를 받는 등 348점으로 후안 소토(워싱턴·274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244점)를 제쳤다.
워싱턴에서 뛰던 2015년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 NL MVP다. 하퍼는 12번째 NL MVP 2회 이상 수상 선수이자 필라델피아 소속 8번째 MVP가 됐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 다른 팀에서 MVP를 받은 5번째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하퍼는 타율 3할9리 35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최다 2루타(42개)로 장타율 1위(6할1푼5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