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한국이 제안한 종전선언, 미국도 무시 못해"

연합뉴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2일 한미 간에 논의 중인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해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대통령이 제안한 것을 미국이라고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국방대학교가 개최한 세계안보학 대회 기조연설에서 "(미중 전략경쟁에도 불구하고) 중견국인 한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당연히 역할을 할 수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7년 한반도 위기 상황을 평화의 기회로 바꾼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종전선언을 예로 들었다. 그는 "바로 이런 것이 한반도 정세의 궤적을 바꾸는 것"이라며 "그래서 주도권을 쥐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종전선언 논의의 진행 상황에 대해 "한미가 상당히 긴밀히 협의 중"이라면서 "미국은 북한이 종전선언을 받아들인다면 대화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에서, 모험일 수는 있지만 할 만한 게임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워싱턴 주류의 인식에 대해서는 "2017년 11월 이후 4년 간 이례적으로 대규모 도발이 없다는 점에서 현 상태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특별히 북한에 대화 유인책을 제시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북한이 언젠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윤 전 대표는 최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화상)회담 결과에 대해 "4시간 동안 회담을 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번의 회담을 한 것에 불과하고 좋은 결과라고 하긴 어렵지만, 상대 입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추가적 상황 악화는 막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크게 비중을 두고 있는 한국 현실을 언급하며 "그래서 미국이 쿼드(4자안보협의체) 가입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전 대표는 일본 새 내각 출범에도 불구하고 호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미국 입장에서 변화가 필요한 것은 한일관계"라면서도 "관계 개선은 한일 정부 간 협의를 통해야 하는데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은 미국의 중재가 (한일 양측에) 반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면서 미국도 한일 간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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