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절벽에 임대차시장도 불안…전·월세 비중↑

이한형 기자

치솟는 서울 아파트값에 매수자들이 부담을 느낀데다 대출규제가 시작되면서 매매시장의 거래 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임대차 시장은 전·월세 비중과 월세 상승률이 동시에 커지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건수는 256건(11월 22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65건과 비교해 약 25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실거래 신고기한이 남아있는 만큼 매매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매수심리기 크게 위축된 상황이어서 올해 처음으로 매매건수 1천 건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1천 건대 이하를 기록하는 것은 지난 201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9년 11월에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만1509건, 지난해 11월은 6365건을 기록했다.

이한형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1월 5796건을 기록한 이후, 2월~8월까지는 매월 3천~4천 건, 지난 9월 2700건, 10월 2156건 등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아파트값이 오를대로 올랐다는 경계심리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수요층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탓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9.6으로 떨어졌다. 100을 밑돌면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4월5일 이후 7개월만에 보는 두자리 숫자다.

KB부동산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도 지난 15일 기준 64.9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60대까지 내려간 것은 작년 5월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시장의 거래절벽으로 인해 임대차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집을 사는게 어려워진다면 임대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기에 임대차시장의 변화는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다.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월세로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올해 순수 전세가 아닌 월세를 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는 이미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아파트값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월세 상승률은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 임대료는 80만2천 원으로 처음으로 80만원선을 넘었다.

대출규제로 전세대출을 받는 것도 까다로와지면서 월세 전환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내년은 임대차법 시행 2년으로 또 한번 갱신주기가 돌아온다는 점에서 전세대란이 재현될 공산이 크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가격 부담감과 대출규제로 인해 수요 억눌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입주물량 감소로 인해 전세시장의 가격 상승압력이 상당한데다 대선과정에서 다양한 규제 완화 공약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줄다리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파트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주택시장이 변곡점에 가까이 왔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당분간 가격상승 둔화, 거래량 감소, 매수세 위축 현상이 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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