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중 '젠장'이라 중얼거린 영국 총리…횡설수설

기업인 행사…'부릉부릉' 차 엔진 소리 내기도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요 기업인 대상 연설에서 페파피그 놀이동산에 가보라고 하는 등 횡설수설해서 논란이 됐다.

존슨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영국경제인연합회(CBI) 연례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하다가 영국 아동용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페파피그 얘기를 꺼내며 페파피그 놀이동산에 가봤냐고 물었다고 BBC, 로이터,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전날 19개월 아들과 부인과 함께 다녀왔다면서 "아주 내 취향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헤어드라이어같이 생기고 BBC가 거절한 돼지가 이제 180개국에 수출되고 미국과 중국에도 놀이동산이 있다는 걸 누가 믿겠나"라며 페파피그를 영국 창의력의 상징으로 추켜세웠다.

문제는 이날 행사는 고위직 기업인들에게 정부의 친환경 산업 육성 의지를 전하는 자리였다는 점이다.

또, 행사가 열린 잉글랜드 북동부는 보수당에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지역인데 페파피그 월드는 이곳에서 수백 마일 떨어져 있다.

존슨 총리는 연설 중에 가솔린차와 전기차를 비교하며 '부릉 부릉'이라고 엔진 소리를 내고, 원고가 뒤섞이는 바람에 약 20초간 연설을 중단한 채 '죄송합니다'와 '젠장'이라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그는 또 녹색 산업혁명에 관해 말하며 농담처럼 러시아 공산주의 혁명가인 블라디미르 레닌을 언급하고 녹색 경제에 관한 10가지 계획을 성경의 십계명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모세에 빗대기도 했다.

연설이 끝난 뒤 존슨 총리는 ITV에 "다들 내가 말하려는 바를 대부분 알아들었을 것"이라며 "연설이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인 노동당의 그림자 내각 재무장관인 레이철 리브스 의원은 "상징적인 연설"이라며 "아무도 웃지 않았다. 농담이 더는 재미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기업에 관한 노동당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으며, 자신은 기업을 '좋은 세력'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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