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4분쯤 전씨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해 출동했다. 전씨 측에 따르면 사망을 확인한 시점은 오전 8시 45분쯤이다.
전씨는 이날 오전 화장실에 가다가 쓰러져서 회복을 하지 못했다. 부인 이순자씨가 이 사실을 알았고 가족들에게 연락할 틈도 없이 응급처치도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급대가 왔을 땐 전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로 전해졌다.
전씨는 그간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돼 연대세브란스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곧 연대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1931년 1월 23일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난 전씨는 1955년 육사 11기로 졸업한 뒤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만들고 출세 가도를 달렸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된 데 이어, 정권 찬탈을 위한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켰다.
전씨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했으며 1988년 초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퇴임 후 내란과 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지만 199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12·12 군사 쿠데타 동지 관계인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별세했는데, 한 달도 되지 않아 전씨도 세상을 떠나게 됐다.
한편 전씨 측은 이날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공수부대 지휘와 발포 명령 등을 끝까지 부인했다. 전씨 최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전씨 자택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5・18 피해자 유족에게 따로 남긴 말은 없느냐'는 질문에 "전 전 대통령이 공수부대를 배후에서 사실상 지휘했고, 사실상 발포 명령한 거 아니냐"며 "거기에 대해서 사죄하라 그런 뜻 아닌가. 그런데 그건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대통령도 아니고 계엄사령관도 아니고 지휘계통에 있지도 않았는데, 언제 어떻게 그 당시 공수부대를 지휘했고 발포 명령을 했느냐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발포 명령이라는 건 없다. 더군다나 그것이 보안사령관이 발포 명령을 했다는 거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5・18 피해자 유족에 대한 사죄 표명에 대해선 민씨는 "대통령이 된 후에 광주 사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을 충분히 못하셨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 유감스럽다,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전 대통령이 무슨 발포 명령에 대해 사죄하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