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게 어려운 이름 '전두환'…조문‧논평도 없었다

윤창원·박종민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23일 사망한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빈소를 조문하지 않기로 하고 별도의 입장 성명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 논평을 발표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사망한 전씨에 대해 당초 조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가 결국 하지 않기로 했다. 윤 후보는 당내 경선후보들과 오찬을 하기로 한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식당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언제 갈 진 모르겠지만, 전직 대통령이니까 (빈소 조문을) 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전씨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돌아가셨고, 상중이니 정치적인 이야기를 관련 지어 하는 건 시의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약 2시간 후 윤 후보는 입장을 선회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별도 입장문에서 "전직 대통령 조문과 관련하여 윤 후보는 조문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불과 두 시간 만에 조문 여부가 바뀐 데 대해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전씨가 5‧18 관련 사과를 하지 마무리하지 않고 사망하면서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측면을 고려해 가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윤 후보와 오찬을 함께 했던 경선 후보였던 한 인사는 통화에서 "윤 후보가 식사 도중 조문 문제에 대해 물어 보길래 나는 조문하는 게 도리라고 했는데, 본인은 조문 계획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저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상가에 따로 조문할 계획이 없다"며 "당을 대표해 조화는 보내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다만 "당내 구성원들은 고인과의 인연이나 개인적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조문여부를 결정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선 김기현 원내대표만 오는 24일 전씨의 빈소를 조문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와 별도로 윤 후보와 선대위, 국민의힘 등은 전씨에 대한 별도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다른 정당들과 대선주자들이 전씨 사망 소식과 동시에 일제히 전씨에 대한 과오를 지적하는 내용을 담은 논평을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윤 후보 측과 국민의힘이 논평을 통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전두환 옹호' 발언에 이어 SNS에서 '개 사과' 사진이 논란이 됐던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앞서 당 쇄신과 호남 구애 과정을 거듭하면서 전씨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다른 정당들과 큰 차이 없이 좁혀 놓은 상태였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씨에 대한 평가를 담은 논평을 내지 않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메시지 아니겠냐"라고 했고, 당 관계자는 "윤 후보 측의 입장을 보고 당 차원 논평을 내놓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려고 고민했는데 일단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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