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030이냐 집토끼냐…'조국사태' 사과 두고 딜레마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이재명 대선후보가 주요당직자 일괄 사퇴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조국사태 사과'를 두고 고심이 깊다. 공정을 외치는 2030 청년층과 민주당 열성지지층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상황에서 딜레마에 봉착한 모양새다.

"지지율 1%가 아쉬운 상황"…셈법 복잡

24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최근 조응천 의원이 다시 쏘아올린 조국사태 사과 문제와 관련해 "지지율 1%가 아쉬운 상황에서 이 후보가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할 지 고심이 많은 것 같다"고 후보 심정을 전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박종민 기자
이 후보가 집중 공략하고 있는 2030 표심을 얻기 위해서는 조국 사태를 확실히 털고 가는 것이 맞지만,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집토끼 표심이 마음에 걸린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재·보궐선거 직후 민주당 초선 의원 5명이 이른바 '조국 반성문'을 발표했다가 열성지지자들로부터 '초선5적'으로 몰리며 문자폭탄 세례를 받기도 했다. 그만큼 조국 문제는 민주당을 둘로 가를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이 후보 역시 지난 23일 YTN 방송에 출연해 "똑같은 행위에 대한 책임도 권한이 있을 때는 더 크게 져야한다"며 조국 사태를 지적하면서도, 조국 수사에 대해서는 "과도하다. 동변상련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답하는 등 어중간한 입장을 취했다.
 
최근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통합 추진에도 이 후보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에서도 당장의 합당에는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이 후보와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긴박하게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라는 것.
 
여기에 지난 경선 과정에서 좋은 호흡을 보였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의 관계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추 전 장관은 과거 검찰의 조국 수사를 비판하며 검찰개혁을 추진해 열성지지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본선 가서 사과?…尹, 공정문제로 조국 재소환 가능성

그러나 이 후보가 대선 본선에 가서는 조국 사태와 관련해 정식으로 사과할 수밖에 없을 거란 관측도 적지 않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중앙일보 주최로 열린 '2021 중앙포럼: 20대 대선, 대한민국의 미래를 묻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의 한 관계자
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본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공정' 문제를 꺼내들며 조국 사태를 지적할 것이 빤하다. 이때는 이 후보도 당의 대선후보로서 공식 사과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와 마찬가지로 이 후보 역시 공정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양측 후보 모두 '기회의 평등' 문제에 민감한 2030 마음을 돌려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결국 '조국의 강'은 본선에서 다시 한번 등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조응천 의원은 지난 2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우리한테 주어진 과제 중에 큰 것은 결국 조국의 강을 확실히 건넜나"라며 다시 한번 조국 사태의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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