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를 맞아 해외에서 먼저 시작된 '대면 오프라인 콘서트'를 방탄소년단도 재개했다. 올해 7월 발매한 세 번째 영어 싱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에 담긴 메시지, 즉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다'라는 테마로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첫 공연을 열었다.
28일 저녁 7시 30분,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PERMISSION TO DANCE ON STAGE-LA) 둘째 날 공연이 진행됐다. 같은 날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멤버들은 워낙 오랜만에 팬들을 직접 만난 탓에 첫날 공연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지만, 적어도 이날 공연에서 그런 어색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관객 하나 없는 쓸쓸한 객석을 바라보며 무대 위에 올랐던 일곱 명은, 팬덤 '아미'(ARMY)가 실재하며,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다는 것을 기억 속에 꼭꼭 새기려는 듯 보였다.
올해 5월 전 세계에 공개된 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1위로 진입한 후 총 10번의 1위를 차지하며 가장 오래 '핫 100' 1위에 머무른 곡으로 등극한 '버터'(Butter) 무대도 백미였다.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2021 American Music Awards, AMAs) 당시 무산됐던 메간 디 스탈리온과의 합동 공연이 마침내 성사됐다. 눈에 띄는 핑크색 의상을 입고 깜짝 등장한 메간 디 스탈리온은 잊지 못할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여 박수와 함성의 주인공이 됐다.
세트 리스트는 지난달 24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와 거의 똑같았다. 멤버 솔로나 유닛 무대 없이 항상 일곱 명이 꾸미는 무대로 가득 채웠다는 점, 첫 곡이 '온'이고 앙코르까지 포함한 마지막 곡이 '퍼미션 투 댄스'인 점을 비롯해 순서까지 그대로였다. '잠시'에 '아웃트로'(OUTRO)가 뒤따랐으며, '아이 니드 유'(I NEED U) 대신 '아임 파인'(I'm Fine)이 추가된 것 정도가 변화였다.
2019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 이후 2년 만에 단독 콘서트로 팬들을 만난 방탄소년단 역시 들뜸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자주 한 말 중 하나가 "메이크 썸 노이즈"(make some noise)였다. "잇츠 빈 어 롱 타임"(It's been a long time), "롱 타임 노 씨"(Long time no see), "위 리얼리 미스드 유"(We really missed you) 등 그리움을 드러낸 방탄소년단은 '오늘 밤을 미친 듯이 보내겠다'라는 선전포고 후 아미에게 준비됐냐고 물었다.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고 춤추며 무대를 통해 팬들과 호흡하던 '일상'이 더 이상 당연하거나 평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던 지난 2년.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 밝고 희망적인 노래로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날은 방탄소년단이 관객과 팬들로부터 '힘을 받는' 날이기도 했다. 누구나 '허락받지 않고' 콧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짜릿한 비명을 지르는 공연장의 해방감은 압도적이었다.
당초 4만 7천여 석을 오픈하려던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는 팬들의 요청에 힘입어 시야 제한석까지 추가로 좌석을 풀었다. 첫날인 27일과 이틀째인 28일 공연까지 각각 5만 3천여 명이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즐겼다.
'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진 방탄소년단은 이번 LA 투어로도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소파이 스타디움 사상 4회 공연 전체 매진된 첫 단독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은,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공연한 아티스트 중 최대 티켓 판매 기록을 썼다.
방탄소년단은 내달 1일과 2일에도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이후 미국 최대 라디오 네트워크 아이하트라디오가 매년 연말에 여는 '징글볼 투어'에도 초청돼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