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금리·대출 3중고에 집값 조정? 강남 집주인들 "안 내려요"

아크로리버파크, 한 달 만에 5억원 뛴 45억원 신고가
강북 아파트 값 보합 전환 속 강남은 매도자 우위 분위기 여전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상승세가 주춤하며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서울 강남권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강남불패' 분위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고가 아파트 시장은 일찌감치 대출 금지선인 15억 원을 넘겨 대출 규제와 무관한 시장이 된데다 보유세 강화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매도자 우위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 집값 상승률 주춤한데 강남에선 신고가 연속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84㎡(전용면적)는 지난달 15일 45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면적의 직전 신고가는 지난 10월 거래된 40억 원으로 한 달 새 5억 원이 뛴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82㎡도 지난달 5일 신고가인 32억788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단지 76㎡ 역시 지난 10월 27억8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는 다소 꺾였지만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의 집값 상승률은 서울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면서 굳건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11월 다섯째주(29일 기준)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로 전주(0.11%) 대비 0.01%포인트 줄었다. 강남권 역시 상승률은 줄었지만 서초구는 0.17%, 송파구는 0.17%, 강남구는 0.15% 오르며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조정해주면 사겠다는 사람 있지만 조정해서 팔겠다는 사람은…"

 
박종민 기자
최근 역대급 종합부동산 고지에도 강남과 목동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집주인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 역삼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조금만 가격을 조정해주면 사겠다'는 매수자들이 상당수이지만 연락이 닿은 집주인 중 조정해주겠다는 집주인은 한 명도 없었다"며 "'집주인이 원하는 금액에 계약을 하겠다'고 매수자가 나서서 연락을 취해도 이후 연락이 두절된 집주인도 있어서 현재 호가 이하로 거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목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도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매매는 이뤄지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이지만 호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조금만 깎아주면 사겠다'는 매수희망자는 있지만 '이참에 조금 깎아서라도 팔겠다'는 집주인은 없더라"고 귀띔했다.
 

매수대기자 넘치니 대출·세금·금리 3중 규제 무색

 
시장에서는 전반적인 시장 침체 속에서도 강남과 목동 등 이른바 선호 주거 지역의 상승세와 매도자 우위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대신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수급이 무너진 상황에서 상승세가 이어진 것인데, 이런 상황이 단기간에 변화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가 아파트는 대출 규제와 무관한 데다 보유세 강화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매도자 우위 분위기에 힘을 더한다. 여기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는 단지들이 늘면서 해당 지역의 상승 기대감을 끌어올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이 정비사업을 주도하고 공공이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것으로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부동산R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종 규제로 수요를 억눌러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강남권과 목동,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선호 주거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와 신고가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강남권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 인근 주거 지역과 외곽 지역까지 '키맞추기'를 하면서 덩달아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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