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역사왜곡 논란 속 첫방송…정해인 간첩으로 등장

1980년대 시대극…안기부에 쫓기다 여대기숙사 잠입하는 장면 다뤄
JTBC, 네이버 시청자 대화방·홈페이지 게시판 비공개 처리 '눈살'
tvN '불가살, 이진욱-권나라 악연 시작 그리며 출발

JTBC 제공

방송 전부터 역사 왜곡 우려가 일었던 JTBC 새 토일드라마 '설강화' 첫 회가 공개됐다.

배우 정해인과 블랙핑크 지수가 주연을 맡은 '설강화'는 독재정권 시절인 1987년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18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 첫 회에서는 여주인공인 영로(지수 분)를 비롯해 여대생들이 모여있는 호수여대 기숙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혜령(정신혜), 부잣집 딸로 엉뚱한 구석이 있는 설희(최희진), 뿔테 안경에 금서 '사회주의란 무엇인가'를 읽는 정민(김미수), 여대생이 되고 싶어하는 전화교환원 분옥(김혜윤)이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냈다.

대선을 앞둔 독재정권의 정치 공작과 '대동강 1호'로 불리는 간첩을 쫓는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민주화 투쟁과 학생운동 등 시대 배경을 반영한 모습도 그려졌다.

드라마는 방영 전 미완성 시놉시스가 일부 공개되면서 민주화운동 폄훼와 안기부 미화 의혹을 받았는데, 이날 방송분에서는 독재정권의 기득권층, 안기부 요원 등 인물들이 소개되는 선에서 전개가 그쳤다.


남자 주인공 수호(정해인)는 재독교포 출신 대학원생으로 등장해 영로와 짧은 로맨스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6개월 후 북에서 받은 임무를 수행하는 간첩 신분임이 드러났다.

안기부는 수호를 '대동강 1호'로 의심하고, 결국 덜미가 잡힌 수호는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호수여대에 잠입했다. 드라마는 그런 수호를 발견한 영로의 모습으로 엔딩을 맞으며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도 수호를 감싸줄 것이란 전개를 예고했다.

남파 간첩이 민주화운동을 주도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며 방송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지만 첫 회에서는 이런 점은 시사되지 않았다.

다만 간첩인 수호가 민주화운동 투쟁의 주축이 됐던 대학생들의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는 설정이 드러나면서 앞으로 전개가 주목된다.

민주화운동 당시 공안당국에 의해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한 사례가 수두룩한데, 이런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간첩을 주인공으로 다루다 보면 자칫 오해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논란을 피하려는 듯한 JTBC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JTBC는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네이버 콘텐츠 홈의 'TALK' 창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설강화'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의 글 40여건도 비공개 처리한 상태다.

JTBC는 앞서 '설강화'는 민주화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연출을 맡은 조현탁 감독 역시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북한에 대한 언급이 들어가 있는데 그런 부분은 정치적이나 이념적인 것보다는 어떤 사람 자체에 대해 굉장히 깊고 밀도 있게 들여다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한편 전날 오후 9시에 방송된 tvN 새 토일드라마 '불가살' 첫 회는 저주를 받고 태어난 단활(이진욱)과 죽일 수도, 죽을 수도 없는 불가살(권나라)의 복수와 업보로 묶인 악연의 시작을 담아냈다.
한국형 판타지를 표방한 드라마는 아름답고 장엄한 자연 풍경 속에서 강렬한 색채를 적절히 사용하며 때로는 애틋하고 때로는 긴장되는 분위기로 극을 이끌며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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