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송 전부터 논란이 거셌던 '설강화'가 첫 방송한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오늘(19일) '설강화' 방영중지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한국은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이며 이러한 민주주의는 노력 없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결백한 다수의 고통과 희생을 통해 쟁취한 것"이라며 "이로부터 고작 약 30년이 지난 지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의 방영은 당연히 중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드라마는 지난 3월 온라인 미완성 시놉시스 일부와 실제 보도자료 내에 있던 인물 설정이 유출되며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전신) 미화, 북한 간첩 설정 등이 민주화 운동 역사를 왜곡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설강화' 촬영 중단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 넘게 동의를 받기도 했다.
또한 "나도 3년 만의 작품이고 작가님도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작품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방향의 것은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직접 보시고 확인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에도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한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았고, 현재 드라마 방영중지 청원에는 8만 7678명(19일 오후 2시 50분 기준)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1화가 방영된 현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며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첩인 남자주인공이 도망가며, 안기부인 서브 남주인공이 쫓아갈 때 배경음악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당시 학생운동 때 사용했던 노래이며, 민주화운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승리를 역설하는 노래"라며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의 방영은 당연히 중지돼야 하며, 한국문화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방송계 역시 역사 왜곡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