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10시 40분. 성남도시개발공사 앞에선 울음소리가 쏟아졌다.
사무실 앞에 모인 김문기 개발1처장의 유족들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통곡했다. 건물에서 김 처장의 시신이 실려 나오자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유족들은 "분명 유서를 남겼을 텐데 경찰은 왜 그걸 얘기해주지 않냐"고 외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김 처장의 유족들은 김 처장이 최근 성남도개공으로부터 형사고발을 당해 정신적으로 힘들어 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의 동생은 "형이 저렇게 된 건, 이 회사(성남도개공)가 형을 고소했기 때문"이라며 "윗사람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고 남아있는 형만 유일하게 고소했다. 그거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의 친형인 김모 씨는 "고소한 내용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막냇동생이 오늘 오후 4시에 당사자(김 처장)로부터 그런 내용을 들었다고 한다"며 "제 친동생만 고소했다는 건 몸통은 놔두고 꼬리자르기를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당사자가 얼마나 힘들었겠나. 금전적인 문제는 없었다"며 "동생(김 처장)이 지금까지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그 윗사람들은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조만간 기자들에게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8시 24분쯤 성남도개공 관계자는 숨져있는 김 처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남편과 연락이 안 된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김 처장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었다.
김 처장은 성남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경 조사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 2015년 2월부터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책임을 맡은 인물이다. 그는 과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당시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이후 '성남의뜰'에서 공사 몫의 사외이사도 맡았다.
지난달에는 위례신도시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다만, 고발 내용이 김 처장이 입사하기 전의 시점이어서 더이상의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