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앨리스 인 베드…국립극단 2022 라인업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이 2022년 공연 라인업을 공개했다. 기후위기, 증강현실, 페미니즘, 장애 등 동시대 소재를 다룬 작품 18편을 선보인다.

2022년 스타트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투: 페레스트로이카'(2월 25일~3월 27일)가 끊는다. 4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과 정치, 성소수자, 인종, 종교 등 한국 사회에도 유효한 화두를 던져 화제가 된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원: 밀레니엄이 다가온다' 후속편이다. 같은 기간 '파트 원'도 공연한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 중 한 장면. 국립극단 제공
3월과 4월에는 작품개발사업 '창작공감'을 통해 1년간 개발된 신작 6편을 동시 공개한다. 이중 '창작공감: 연출'은 장애와 예술을 주제로 공모했다. 김미란 연출의 '이것은 어쩌면 실패담, 원래 제목은 인투디언노운'(미지의 세계로, 엘사 아님·가제), 이진엽 연출의 '커뮤니티 대소동', 강보름 연출의 '소극장판-타지'를 차례로 공연한다.

'창작공감: 작가'는 우울과 위로, 역사 속 다양한 인간군상,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 등 다채로운 화두를 담은 작품을 준비했다. 신해연 작가의 '밤의 사막 너머'(동이향 연출), 김도영 작가의 '금조 이야기'(신재훈 연출), 배해률 작가의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이래은 연출)가 무대에 오른다.

전윤환 연출의 신작 '기후비상사태: 리허설'(5월 11일~6월 5일)은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2022년 국립극단 작품개발 주제인 기후위기와 예술과도 맞닿아 있는 작품으로, 공연을 만들고, 홍보하고, 관람하기까지 발생하는 수많은 탄소발자국을 관객과 함께 점검하고 고민한다.

하반기는 고전 희곡과 세계 연극 동향을 반영한 해외 현대 희곡이 균형감 있게 채워진다. 먼저 이연주 연출이 수전 손택 원작의 '앨리스 인 베드'(8월 24일~9월 18일)를 선보인다. 질병에 시달리는 주인공 앨리스가 침대에서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형태로 무대에 형상화해 여성의 열정과 시련을 담아낸다.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한 '세인트 죠운'(10월 5~30일)도 기대작이다. 2019년 '물고기 인간' 이후 3년 만의 연극 연출이다. 국립극단 인기 레퍼토리 '스카팽'(11월 23일~12월 25일)도 공연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었던 국내외 교류도 박차를 가한다. 2월에는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한일연극교류협의회와 공동 주최하는 '제 10회 일본현대희곡 낭독공연'을, 4월에는 한중연극교류협회와 공동 주최하는 '제 5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9월에는 벨기에 리에주극장과 공동 제작한 '채식주의자', '스트레인지 뷰티'를 각각 백성희장민호극장과 소극장 판에서 선보인다. 이들 작품은 12월 벨기에 리에주극장에서도 공연한다.

11월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공동 제작으로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 백상예술대상 젊은 연극상을 수상한 정진새 작·연출가의 신작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반대로 걷는 한 사람에게서 시작해 게임, 증강현실 등을 소재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10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공연한 후 서울 국립극단 무대에 오른다.

한여름 밤의 작은 극장. 국립극단 제공
매년 가족 관객의 열띤 호응을 얻어 온 '한여름밤의 작은 극장'을 재개하고, 36개월 이하 영유아를 위한 공연 창작 과정도 확대한다. 청소년극은 단막극 연작 '트랙터'(가제)와 2020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발가락 육상천재'를 공연한다.

올해 공식 개관한 온라인 극장은 상영작 수를 확대한다. 올해 공연한 '소년이 그랬다', '만선', '로드킬 인 더 씨어터'와 2022년 작품 중 일부를 새롭게 서비스한다. 지방 관객과의 접점도 늘린다. '스카팽',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 '세인트 죠운', '발가락 육상천재'가 지방을 찾아간다. 총 8개 지역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로드 킬 인 더 씨어터 중 한 장면. 국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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