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구설에 빛 못 본 '공시가격 인하 공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순천 에코그라드 호텔에서 열린 전남선대위 출범식에서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주택 공시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환원하고,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현 정부의 최대 실정 중 하나로 거론되는 부동산 이슈와 관련해 야심찬 약속을 한 것이지만, 선대위 내홍과 윤 후보의 실언 논란으로 정책 공약이 빛을 보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SNS에서 "부동산 세제 정상화는 문재인 정부가 파괴한 국민 생활을 상식적인 선으로 되돌리는 첫걸음"이라면서 우선 2022년 주택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종부세와 재산세 통합을 추진하고, 그 이전에라도 세 부담 완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약 배경에 대해 윤 후보는 재산세·종부세 통합 추진 배경에 대해 현행 세제가 "과중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원래 재산 세금이라는 건 실현이익에 대해 과세하는 게 원칙이고, 재산세 과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주택 등에 대해 얼마나 행정 서비스를 잘해주냐에 대한 비용 징수 개념"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또 양도소득세와 관련해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해 주택 매각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1~3%인 1주택자 취득세율을 단일화하고, 조정지역 2주택 이상에 대한 누진세율을 완화하는 등 취득세 부담을 낮추겠다고 했다. 특히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에 대해선 취득세 면제 또는 1% 단일세율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선대위 정책총괄본부는 향후 공급, 금융, 규제 분야별 부동산 공약을 추가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하는 윤 후보 입장에서 부동산 이슈는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 동시에 표심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인 소재다. 그럼에도 이날 선대위 직을 사퇴한 이준석 대표가 외곽에서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을 저격하고, 지목된 인사들이 반발하면서 국민의힘 내홍이 부각됐다. 여기에 전남을 방문한 윤 후보가 호남 정서에 부응하려다 논란이 될 법한 발언을 하면서 여권으로부터 "자신의 별명이던 '1일 1망언'으로도 모자라 1일 2망언을 했다"며 맹공을 받았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주로 국민의힘 내부 갈등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루면서 메시지가 분산됐다.

윤 후보는 이날 전남 선거대책위 출범식에서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더불어)민주당, 호남에서 심판해달라"며 호남 민심에 호소했다. 또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에 대해 "외국에서 수입해 온 이념에 사로잡혀서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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