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27일 백브리핑에서 현행 거리두기 연장과 관련해 "금주 상황까지 보면서 여러 의견들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번 주 후반까지) 금주 상황을 좀 더 분석하고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금요일(31일)쯤까지 발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를 비롯해 관계부처, 지자체, 전문가 의견 등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정부는 이달 6일부터 수도권 6명·비수도권 8명 등 사적모임 규모를 4명씩 줄이고 '방역 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전면 확대하는 '특별 방역대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전체 확산규모가 오히려 더 커지고, 오미크론 변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18일 0시를 기해 거리두기를 바짝 강화했다.
이번 거리두기 대책은 내년 1월 2일 자정(밤 12시)까지 적용된다. 정부는 연말연시 방역 상황을 점검한 이후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같은 조치가 '3차 접종'에 해당하는 추가접종률 제고와 맞물리면서 '하루 확진 7천 명대'까지 치솟았던 확산세는 다소 둔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207명으로 이달 7일(4953명) 이후 20일 만에 4천 명대로 떨어졌다. 주초임에도 6천 명에 육박했던 2주 전(13일·5817명)과 비교해보면, 검사량 감소에 따른 '주말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눈에 띄는 하락세다.
손 반장은 "의료대응여력은 현재로서는 조금씩 나아지는 추세"라며 "중환자병상은 (전국적으로) 전체 1356병상 중 1070병상이 가동 중이고 (가동률이) 70%대(78.9%)로 조금 완화되고 있는 추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의 경우도 (중증병상 가동률이) 83.6%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준중환자 병상도 전국 1004병상 중 707병상이 가동 중이고, (가동률이) 70.4%로 여력이 안정화되고 있다. 수도권도 78.8%로 완화되면서 여력이 갖춰지고 있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병상확보 행정명령 등을 통해 코로나19 환자를 안정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병상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권덕철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지난 22일, 31개 상급종합병원에 행정명령을 추가로 시행하여 중증병상 306개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지금 같은 내용을 계속해 반복설명 드리고 있다. (증상 발생) 21일 이상 경과한 중증환자들에 대해 일반 중환자실 또는 상태가 호전된 경우 일반 병실로 옮겨, 치료는 계속된다는 부분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격리에 따르는 의료자원 소모가 상당히 심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더 많은 치료를 하기 위한 원칙"이라며 "코로나19 중환자실은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중환자실에 비해 인력도 두 배 정도 더 소요된다. 따라서 (확진자를) 코로나19 중환자실에서 일반 중환자실로 옮길 수 있으면 인력 소요 자체를 효율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격리해제 기준은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손 반장은 "'증상 발생 후 20일'이라는 (격리해제 관련) 기준은 '글로벌 스탠다드'다. 미국의 CDC(질병통제예방센터) 가이드라인도 일반 환자는 10일, 중환자는 20일 기준으로 격리해제해 일반 치료로 전환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유럽도 마찬가지"라며 "이 기준 자체가 특별히 우리나라가 더 강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한 소명기회를 부여해서 당연히 (상응하는) 치료병상이 없으면 전담병상에서 계속 치료를 하고 있다. (격리해제가) 치료 중단처럼 표현되면서 국민들과 환자들에게 불안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전원 관련) 사망한 분들도 전원 과정이나 그 이후, 또는 그 때문에 사망한 것이 아니라 중환자 전담병상에서 치료받다 사망하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0일 42개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중증병상 장기 재원자 210명에 대해 일반 병상으로 옮기라는 전원 명령이 내려졌다. 명령 당일부터 병원에서 답변을 수령한 23일까지 숨진 환자는 22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의료현장에서는 정부의 격리해제 기준이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가 환자 치료보다는 병상 가동률 제고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면서 "격리해제 조치를 논의 중인 분들 중에는 (재원기간이) 70일이 넘는 환자도 계시다. 전체적으로 평균 30일 정도 중환자실에 계신 분들이라 감염력이 소실되면 일반 중환자실이나 일반 병실서 치료하는 것이 현재 의료상황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 역시 "지난 주 중환자학회, 감염내과학회와 논의했을 때 전문가들도 '(증상발생) 20일 이후 격리해제' 부분에 대해 다 공감하고 있었다"며 "이런 혼란이 가중된 근본적 원인은 격리와 치료를 동일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염병의 경우, 대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게 되면 감염 차단을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치명률이 여전히 기존 인플루엔자보다 높은 코로나는 특별히 격리를 더 강하게 하는 것"이라며 "문제는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등인데 (코로나19) 감염력이 떨어져도 여전히 치료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반장은 "여전히 남아있는 다른 치료를 마치 중단하는 것처럼 일부 언론에서 표현하거나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중환자실 등이) 충분하지 않아 일부 병상이 없는 경우에는 여전히 격리병실에 남아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 병상도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