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설강화' 고소 엄포 vs 시청자들 "검열 입막음"

JTBC 제공
JTBC가 금토드라마 '설강화: snowdrop'(이하 '설강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시청자들의 반발로 또 한 번 '역풍'을 맞고 있다.

JTBC는 지난 30일 국내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들에 "'설강화'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바, 창작자와 방송사, 콘텐츠의 권리 보호를 위해 강력 대응하고자 한다"며 "본 드라마의 설정과 무관한 근거 없는 비방과 날조된 사실에 대해서는 강경히 대응할 방침이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란다. '설강화' 제작진과 출연진에 대한 과도한 인신 공격은 자제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 "JTBC는 콘텐츠 제작 및 편성에 있어 창작의 자유와 독립성을 핵심 가치로 추구하며, 콘텐츠에 대한 건전한 비평과 자유로운 해석 등 콘텐츠 소비자의 권리 또한 마땅히 존중한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설강화'에 대해 실제 드라마 내용과 다른 허위사실과 근거 없는 비난이 지속적·반복적으로 유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 전부터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졌던 '설강화'는 2회 만에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되는 간첩 남자 주인공, 진짜 간첩을 쫓는 사연있는 안기부 설정 등으로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안기부를 미화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설강화' 배경인 1987년 당시 민주화운동을 하다 세상을 떠난 고(故)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 측도 깊은 유감을 표했다.

다수 제작지원·광고·협찬사가 시청자들의 대대적인 보이콧으로 지원 철회를 결정했다. 폐지론까지 대두되자 JTBC는 23일 "초반 전개에서 오해가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JTBC는 시청자분들의 우려를 덜어드리고자 방송을 예정보다 앞당겨 특별 편성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부터 26일까지 3~5회를 몰아서 편성했다.

이 같은 '초강수'에도 '설강화'의 시청률은 저조한 상태다. 24일 1.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25일 1.7%, 26일 소폭 반등한 2.8%를 기록했다. 그러나 2회 기록했던 최고 시청률 3.9%에는 미치지 못했다.

JTBC는 '오해가 풀릴 것'이라 장담했지만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JTBC가 지난 3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 입장문을 통해 "남녀 주인공은 민주화 운동과 관련이 없다"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주요 지적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명 없이 방송을 강행한 탓이다.

이런 와중에 JTBC의 고소 공지가 오히려 불씨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은 JTBC가 콘텐츠 비판의 자유를 침해하고, 소비자들 대상 '내로남불'식 검열로 입막음에 나섰다며 공분했다.

31일 한 시청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JTBC 드라마 설강화의 시청자 비판 의견에 대한 고소 공지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그는 "비방이 아닌 '비판'이다. 저희는 '설강화'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JTBC에서는 이런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고소를 하겠다고 그 입을 틀어막고 있다"며 △36만명 넘는 국민들이 '설강화'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를 미화하는데 동의한다고 했지만 이를 허위사실 및 짜깁기 내용이라 치부 △'고소'를 무기로 시청자들을 '자기검열'하게 만드는 행태 △시청자들이 제기한 의문에 답하지 않고 '역사왜곡 드라마가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해명 등 JTBC 대응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설강화'는 역사적인 현실이 있었던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왔고, 또한 그 시대를 떠올릴법한 인물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허구의 창작물'이니 드라마로 봐달라는 이야기는 창작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말로만 들린다"면서 "잘못된 것을 지적했는데도 불구하고 '설강화'에서는 여전히 역사왜곡을 하고 있다. 앞으로 11화가 남았는데 그 남은 기간동안 시청자들은 고소가 두려워서 비판하지 못한다면 그건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없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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