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2년째 진행된 하이브-SM콘, 올해는 어땠나

하이브, '뉴 에라'라는 슬로건 아래 2021년 마지막 장식
신해철 이어 서태지 헌정 무대 펼쳐…공식 휴가 중인 BTS는 라인업에서 제외
SM, 무료 온라인 공연으로 5100만 스트리밍 대기록 세워
브랜드 콘서트 등으로 오랫동안 강조한 패밀리십, SMCU로 구체화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2022 위버스 콘 뉴 에라'. 하이브 제공
올해도 대형 기획사들이 소속사 패밀리십을 중심으로 기획한 합동 콘서트가 연이어 열렸다. 하이브는 '2022 위버스 콘 뉴 에라'(2022 Weverse Con [New Era])라는 온·오프라인 콘서트로 2021년 12월 31일을 장식했고, SM엔터테인먼트는 무료 온라인 콘서트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2 : SMCU 익스프레스@광야'(SMTOWN LIVE 2022 : SMCU EXPRESS@KWANGYA)를 통해 2022년 새해 첫날을 시작했다.

지난해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를 통해 소속 레이블 가수를 총출동한 콘서트를 처음 선보인 하이브는 이번엔 '위버스 콘'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공연을 선보였다. 현재 공식 휴가 중인 방탄소년단과 지난해 해체한 여자친구가 빠진 대신, 코즈엔터테인먼트의 다운, 플레디스 소속이 된 프로미스나인, 하이브와 한 지붕 아래 있게 된 저스틴 비버가 새로 합류했다. 여기에 범주, 엔하이픈, 이현,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까지 총 8팀이 참여했다.

분명한 슬로건 아래 기획된 공연인 만큼, 위버스 콘은 가수들의 스피치와 '밋 앤 그릿' 질의응답 등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견디고 다시 함께할 수 있는 새 시대를 눈앞에 둔 아티스트와 팬들을 위한 헌사이자, 2022년 새로운 음악 패러다임을 함께 만들어 가고 맞이한다"라는 '뉴 에라'의 의미를 상기하려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공연의 핵심인 '무대'는 각 팀의 주요 활동곡과 신곡으로 채워졌기에 '뉴 에라'라는 메시지가 다소 동떨어져 보였다.

'뉴 에라'의 메시지가 가장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한 부분은 오히려 서태지 헌정 무대 때였다. 문화 대통령이라는 위상으로 한국 대중문화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서태지를 소개하고, 그의 팀·솔로 대표곡이 흘러나올 때 그랬다. 엔하이픈의 '하여가', 범주의 '인터넷 전쟁', 이현의 '너에게', 다운의 '아침의 눈', 프로미스나인의 '소격동',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컴 백 홈'(Come Back Home)과 단체 곡이었던 '마지막 축제'까지 '서태지 헌정 무대'가 위버스 콘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위쪽부터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 백 홈'을 커버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올해 처음으로 위버스 콘에 합류한 저스틴 비버. 하이브 제공
위버스 콘은 가수별로 무대가 연이어 펼쳐지는 방식이어서, 온라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자기가 보고 싶은 가수의 무대를 골라 보기 더 편리하게 설계돼 있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현장에 있으면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마지막 주자였던 세븐틴은 서태지 헌정 무대는 물론 스피치에도 참여하지 않아, 세븐틴 팬들의 기다림은 유난히 길었던 탓이다. 대신 세븐틴은 참여 가수 중 가장 많은 곡(8곡)의 무대를 마련했고, 밋 앤 그릿과 토크를 함께해 아쉬움을 달랬다.

하이브가 지분을 100% 인수한 이타카 홀딩스 소속 가수이자 세계적인 팝 스타인 저스틴 비버도 위버스 콘을 빛냈다. 저스틴 비버는 현장 영상을 송출하는 방식으로 팬들을 만났는데, 국내에서도 대히트를 기록한 '피치스'(Peaches)를 포함해 총 5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무수한 무대에 오르며 갈고닦은 실력과 여유가 돋보였다.

SM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들에게 세계관을 부여해 독창적인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포부에서 시작된 'SMCU'(SM Culture Universe)를 주제로 공연을 선보였다. SMCU라는 기차를 타고 가는 세계관 여행이라는 콘셉트 속 기장으로 변신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직접 SMCU와 광야의 의미를 설명했다. SMCU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각 아티스트들의 공유한 스토리, 즉 세계관을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광야는 "각 팀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유니버스와 이를 초월하여 경계 없이 공존하는 새로운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위쪽부터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아래는 '디어 마이 패밀리' 뮤직비디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디어 마이 패밀리' MV 캡처
2008년부터 '에스엠타운 라이브'(SMTOWN LIVE)라는 소속사 브랜드 공연을 열고, 소속 가수들이 대거 참여한 단체 앨범을 내며, 에스엠 더 발라드·슈퍼엠·다채로운 조합이 가능한 NCT U 등 소속 가수를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며 '한 식구'라는 정체성을 쌓아온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공연에서도 그 기조를 이어갔다.

10년 만에 나온 에스엠타운 겨울 앨범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조합이 이번 공연에서 첫선을 보였다. 규현·온유·태일은 'SM 발라더'라는 이름으로 '오디너리 데이'(Ordinary Day)를 불렀고, 태용·제노·헨드리·양양·지젤은 'SM 랩 유닛'으로 '주'(ZOO) 무대를 펼쳤다. NCT의 세 번째 단체 정규앨범 '유니버스'(Universe)의 더블 타이틀곡 '유니버스'는 NCT U 멤버 9인이, '뷰티풀'(Beautiful)은 NCT 멤버 21인이 무대를 꾸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온유의 곡 '별 하나'(Way)를 에스파 닝닝이, 효연의 싱글 '디저트'(Dessert)를 웨이션브이(WayV) 양양이 각각 피처링하거나, 보아의 '온리 원'(Only One) 퍼포먼스 파트너로 NCT 쇼타로가 참여하는 등 신선한 컬래버레이션을 더하기도 했다. 키는 자신의 곡 '헤이트 댓…'을 피처링한 태연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여성 가수들만 모은 유닛 '갓 더 비트'(GOT the beat)는 신곡 '스텝 백'(Step Back)을 최초 공개한 바 있다.

위쪽부터 NCT 2021의 '뷰티풀' 무대, 아래는 SM 여성 가수로만 이루어진 첫 번째 유닛 갓 더 비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NCT 2020 수록곡 '프롬 홈'(From Home) 뮤직비디오에서 소속 가수들의 미공개 과거 영상을 대방출했던 SM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콘서트에서 소속 대표 작곡가 유영진이 단독으로 부른 '디어 마이 패밀리'(Dear My Family) 뮤직비디오로 또 다시 희귀 영상을 공개했다. 오디션-연습생 시절-데뷔-성공적인 활동 등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은 팬들의 결속력과 충성심을 다지기 위해 기획된 듯 느껴졌다.

'무료 공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곡 분위기에 맞는 다양한 세트와 흡사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과감하고 도전적인 연출, 무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카메라 워크, 절로 흥이 나는 DJ 리믹스를 통한 알찬 뒤풀이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전 세계 161개 지역(비욘드 라이브 접속 기준) 약 5100만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다만 온라인 송출 시 후보정이 강한 편이어서 '라이브 무대'를 보고 듣는 즐거움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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