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분석하는 과정에서 최 전 수석, 박 전 행정관과의 통화기록을 파악했다. 해당 휴대전화는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9월29일 검찰 압수수색을 받을 때 창밖으로 던진 것으로, 경찰이 이를 확보해 포렌식 결과를 검찰과 공유했다. 이들의 통화는 검찰 압수수색 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수석은 이와 관련 "유동규씨와 수차례 통화한 기억이 없고,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일 한두 번이라도 통화를 했다면 제가 변호사이니 '변호사를 선임해서 잘 대응하라'는 등 단순 법률상담이나 조언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화 사실을 완벽하게 부인하진 않은 셈이다.
최 전 수석은 그러면서 "참고로 저는 검사 출신 변호사라 형사문제와 관련해 문의 차원의 전화를 받는 일이 많이 있고, 변호사로서는 당연한 일"이라며 "유씨와 개인적 친분이 있거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소개로 알게 된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과의 개인적 연관성에 거리를 둔 것이다.
박 전 행정관도 이날 유 전 본부장과의 친분을 부인하며 최 전 수석과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잘 알고 지내는 동창 지인으로부터 '경기도 공기업 사장이고 고향 후배인데 네게 자문을 구할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통화를 좀 하기 바란다'고 해서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몇 차례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박 전 행정관은 이어 "자문 내용은 '언론이나 SNS상 명예훼손에 대한 민·형사상 절차에 대한 내용'이었고, 대장동 이야기는 전혀 '대'자조차도 거론하지 않았다"며 "이후 유씨가 모자를 쓰고 언론에 나온 모습을 보고 저도 가끔 언론이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으로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고 싶은 마음에 전화를 해볼까 했지만, 그리 친하지도 않고 자문 몇 번 해준 사람이 타인의 불행한 일을 갖고 사실관계를 물어보는 전화를 하는 건 인간적으로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과의 개인적 친분도 없었고, 단순 자문을 위한 통화였다는 얘기다.
그는 "만일 제가 대장동 의혹 관련 손톱만큼의 관련성이라도 있다면 통화자료를 포렌식한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이유라도 물었을 것인데, 전화 한 통 받은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행정관은 유 전 본부장과의 통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건 '공무상 기밀누설'에 의한 것이라며 대검 감찰본부에 감찰 민원을 접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