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신년사로 '정책행보' 굳히기…위기극복·성장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국내 최초 종합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신년사를 통해 대통령 당선 이후 구상에 대해 밝힌다.

이 후보는 '민생'과 '미래'라는 경제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지율 '골든크로스'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각오다.

DJ가 찾았던 기아차공장…위기 극복 적임자 강조


이 후보의 신년 기자회견 장소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경기 광명시 소하동 기아자동차 공장은 엔진과 차체, 도장, 조립 등 단위 공장을 조립한 일관 조립공장으로 실물경제의 최전선이라는 평가다.

또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졸업 선언을 하루 앞두고 방문한 곳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경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 최적의 장소로 선택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초상화가 걸려 있다. 황진환 기자
'준비된 경제 대통령'을 자임했던 김 전 대통령의 후광을 이어가면서 정책 전문성 측면에서 약점을 노출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 돋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의도다. 연초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골든크로스' 기세가 굳어져 가고 있는 만큼, 윤 후보와 가장 큰 차별점을 둘 수 있는 정책 전문성을 좀 더 강조하겠다는 것.

이 후보는 줄곧 검찰총장 출신 윤 후보와 비교해 행정과 정책 측면에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3회로 정해진 대선 선거운동기간 법정 의무 토론 외에 추가로 토론을 더 해 철저하게 국민 검증을 받자고 주장하는 것 역시 이같은 배경에서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시대적 아젠다가 코로나19 극복과 양극화 해소인 만큼 민생과 성장,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통합'보다 '경제'

당내 통합에 이어 중도층 확장 전략 차원에서 여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통합정부'에 대한 메시지는 최소한으로만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전날 JTBC 인터뷰에서 "국가 경영에서 실력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고, 정책도 (진영을) 가리지 말자"면서도 "구체적인 전술로까지 생각한 단계까진 안 갔다"고 신중한태도를 유지했다.

새해 첫 월요일인 3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2022년 신년사를 시청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국민 통합을 강조한 만큼 구태여 힘을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깔려있는 한편, 특정 인물에게 공직을 제안하는 것처럼 비춰져선 안 된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또 전날 오후까지 신년사 기조를 놓고 '경제 아젠다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오는 7일 자본시장 대전환 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대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관련 기사: [단독]與선대위, 자본시장 대전환 위원회 만든다…김병욱·김영춘 공동위원장)

이미 당내 통합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선대위에 본격 합류하면서 상당 부분 이뤄졌고, 통합정부론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인물을 언급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 속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성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전날 KBS 인터뷰에서 "디지털 전환의 국면에서 세계 다른 나라보다 빨리 가면 기회가 많이 생긴다"며 "선도 국가로 가기 위한 국가의 대대적 투자. 불공정·불평등이 자원의 효율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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