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미래차 제시한 삼성·LG와 '로보틱스' 강조한 현대차…뒤바뀐 CES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에 참석한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로봇개'로 불리는 4족 보행로봇 '스팟'과 함께 CES 무대에 등장했다. 현대자동차 유튜브 캡처.
"매일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는 사람들이 '스팟(4족 보행로봇)'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자 박람회 'CES 2022'에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말이다.

2년 만에 대면 행사로 돌아온 'CES 2022'에서 국내 가전·전자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전통적인 완성차회사인 현대차까지 다가올 미래의 일상을 미리 보여주는 로봇 관련 신기술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더불어 자율주행차 등 전장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삼은 삼성·LG전자는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선 자동차의 미래상(象)을 제시했다. 일본 전자업체 소니는 아예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전기자동차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집과 일상, 이동수단이 차세대 기술로 융합되는 미래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삼성·LG의 로봇 경쟁…'로보틱스' 비전 강조한 현대차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동반자 개념의 '라이프 컴패니언'(Life Companion) 로봇인 '삼성 봇 아이'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 로봇은 사용자 곁에서 함께 이동하며 보조하는 기능을 갖춘 상호작용(인터렉션) 로봇으로, 원격지에서 사용자가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기능을 탑재했다.

CES 202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인터랙션 로봇인 '삼성 봇 아이(Samsung Bot i)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함께 공개된 가사 보조 로봇 '삼성 봇 핸디'는 팔을 뻗어 인간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한쪽 팔이 달린 형태였다. 삼성은 삼성 봇 아이와 삼성 봇 핸디를 전시해 집안에서 사용자의 영상 회의를 준비해 주거나 식사를 위한 테이블 세팅을 해주는 등의 시나리오를 시연했다.

삼성전자는 집 안에서 스마트 가전을 통해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늘 '연결'되도록 돕는 인공지능 조수 'AI 아바타'도 선보였다. 삼성의 독자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아바타는 집을 하나의 메타버스로 형상화해 현실 세계에서의 고객 위치를 초광대역통신(UWB) 위치 인식 기술로 파악한다.

AI 아바타는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필요한 일을 대신 해주는 개념의 라이프 어시스턴트로, 대화 및 위치 인식과 더불어 사물인터넷(IoT) 가전 제어 등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개인의 경험이 디지털과 현실 세계 간 경계 없이 연결되는 '사용자 맞춤형 미래 홈'을 가능하게 한다.

LG전자는 혁신적인 라이프스타일과 미래 비전을 소개한 온라인 행사인 'LG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안내 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 LG 클로이 서브봇, 실내외 통합배송로봇 등을 선보였다. LG는 지난 2017년 인천공항에서의 클로이 안내로롯 운영을 시작으로 다양한 버전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로봇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LG전자가 'CES 2022' 행사 일환인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공개한 실내외 통합배송로봇. LG전자 유튜브 캡처.
특히 이번에 영상에서 공개된 실내외 통합배송로봇은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울퉁불퉁한 지형을 멈춤 없이 다니며 턱을 넘고 눈밭을 헤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내 공간에서 인간을 보조하는 역할을 넘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폭증한 비대면 배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에 참석한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로봇개'로 불리는 4족 보행로봇 '스팟'과 함께 CES 무대에 등장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로봇은 우리에게 꿈이었고, 만화에서 외계생명체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영웅이었다"면서 "하지만 로봇은 더는 꿈이 아니다. 지금이다"라고 말했다.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한 '메타모빌리티'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MOT'(Mobility of Things) 생태계 △인간을 위한 '지능형 로봇' 등의 비전을 제시한 정 회장은 "커넥티비티, 즉 사람과 로봇에 메타버스를 연결하는 것이 관심사"라며 "인류의 삶에 기여하고 싶기 때문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로보틱스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선 "매일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는 사람들이 스팟(4족 보행로봇)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며 "로보틱스는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번 CES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것을 평가받고, 방향성을 잡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LG, 미래차 콘셉트 '옴니팟' 공개…삼성은 미래 운전 시나리오 제안

다가올 미래자동차 시대를 앞두고 단순 이동수단으로서가 아닌 '미래의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진화된 형태의 자동차 콘셉트를 새롭게 선보인 것은 오히려 가전의 명가인 전자업체들이었다.

LG전자는 'CES 2022'에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미래 자율자동차 콘셉트 모델인 'LG 옴니팟(LG OMNIPOD)'을 공개했다. LG전자 유튜브 캡처.
LG전자는 이번 CES 2022에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미래 자율자동차 콘셉트 모델인 'LG 옴니팟(LG OMNIPOD)'을 공개했다. LG 옴니팟은 차량 내부에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과 각종 전자제품을 탑재해 업무를 위한 오피스 공간은 물론, 영화감상, 운동, 캠핑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개인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LG전자는 지능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LG 씽큐(LG ThinQ)'의 적용 대상을 기존 스마트홈을 넘어 모빌리티까지 확대하면서 자동차가 이동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강조했다.

CES 202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AR 기반의 미래 차량 운전 경험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자사의 IT·가전 기술과 자회사 하만의 전장 기술을 접목해 운전자와 탑승자가 가까운 미래에 경험할 수 있는 안전하고 즐거운 차량 내 운전 경험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AR(증강현실)기반으로 운전자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운전정보, 내비게이션, 도로상황, 위험상황 등의 꼭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또한 차량 내부 카메라를 갤럭시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의 '삼성헬스' 서비스에 연동해 스트레스, 졸음, 주의 산만 등 운전자의 상태를 차량이 감지하면 조명, 공조 등 차량 환경을 변화시키고 숲, 바다 등의 영상을 재생해 최적의 컨디션으로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 개막을 앞두고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모습. 연합뉴스
다만 삼성전자는 일본 전자업체 소니가 전기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데 대해서는 "2017년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해 전장 사업을 강화했고, 자동차 사업 여부는 더 들여다 보고 있다"면서도 완성차 진출 계획에는 선을 그었다.

앞서 일본의 소니는 지난 4일(현지시간) 'CES 2022' 프레스 행사에서 올봄 전기차 회사 '소니 모빌리티'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소니는 이날 7인승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콘셉트카 '비전-S 02'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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